이기주의자는 기대하지 않는 인간이다. 따라서 또 신용하지 않는 인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는 항상 의심하는 마음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기브 앤 테이크'의 원칙을 기대의 원칙으로 생각하지 않고 타산의 원칙으로 생각하는 것이 이기주의자이다.
인간이 이기적인가 아닌가는, 서로 주고 받는 계산관계를 얼마나 먼 미래로까지 연장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이 시간적인 문제는 단순한 타산의 문제가 아니고, 기대의 문제, 상상력의 문제인 것이다.
현실세계에서 얻지 못한 것을 사후 세계에서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은 종교적이라 불린다. 이것이 칸트가 제시한, 신적 존재를 증명하는 논증의 요점이다.
이기주의자는 다른 사람이 자기와 다르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견제한다.
만일 모든 인간이 이기적이라고 한다면, 그의 이기주의도 성립할 수 없기 떄문이다. 이기주의자가 잘못 생각하는 것은 그 차이가 다만 계산상으로 나타나는 기한의 문제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다. 그리고 이 점은 그에게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증거와 다름없다.
이기주의자는 자신이 충분히 합리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것을 공언하기도 하고 자랑하기까지 한다. 그는 자신의 이지의 한계가 상상력의 결핍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모든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것을 견제로 한 사회계약설은 상상력이 없는 합리주의의 산물이다. 사회의 기초는 '계약'이 아니라 '거대'이다. 사회는 기대라는 마술적인 구속력 위에 세워진 전통이다.
어떤 이기주의자든지 자기의 특수한 이익을 일반적인 이익이라고 주장한다.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이론이 만들어지고 있는가...
이에 반해 사랑과 종교에 있어서 사람은 오히려 분명하게 자기를 주장한다. 그들은 이론을 경멸하는 것이다.
이기주의라는 말은 항상 타인을 공격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것은 주의라는 것이 스스로 청하기보다는 반대자로부터 강요당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가장 일상적인 사례이다.
.... "어느 철학자가 보낸 편지"에서 읽은 내용이다.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