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그 게으름이 한껏 고양되는 것 같아요. 이럴 때일수록 몸 관리에 신경 써야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여튼 오늘은 얼마전에 KBS 춘천 방송총국 FM 콘서트 '음악으로 통하다.' 에 다녀왔던 두번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번 공연은 제게 상당히 이색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무대 위의 아티스트도 아닌, 관객도 아닌, 무대와 관객의 틈에서 철저히 제3자로서의 입장으로서 공연을 봤는데요.(스태프의 자격으로 갔지만, 나일롱 스태프라 별로 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보지 못했던 무대의 많은 부분을 볼 수 있었던 기회여서 느끼는 바가 많았던 것 같아요.
1. 이승환 공연 후기
2. 이한철&소히 공연 후기
3. 공연이 있기 전까지의 자투리 무대 이야기
오늘은 이한철과 소히의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이한철 님은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를 해서 '슈퍼스타' 등 많은 히트곡을 가지고 계신 분이시지요. 최근에 저희와 인터뷰를 해주신 정말 고마운 형님이시기도 하고요. 소히 님은 현재 이한철 님의 기획사인 튜브앰프에 소속되어 있는 보사노바 풍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입니다.

1. 앵두
2. MC와 소히의 인터뷰
3. 산책
4. 춘천가는 기차
5. 그럼 그렇지
사실, 보사노바는 포르투갈어로 '새로운 경향', '새로운 감각'을 뜻하는 단어로 브라질의 삼바 음악과 모던재즈가 어우러져 태어난 장르입니다. 신기하죠? 열정적인 삼바 음악과 어두컴컴하고 담배 연기 자욱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이 한자리에 어우려져 나온다는 것이요. 리드미컬하면서도 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 상당히 모순이 되는 표현이지만, 그만큼 보사노바라는 음악 자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밸런스 즉, 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로 연주 자체에 상당한 안정성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날 소히의 공연은 전반적으로 '절뚝거린다.'라는 표현을 써야할까요. 전 파트가 골고루 버무러지지 못하고 중구난방으로 불안한 연주를 펼치느라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시종일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가장 문제는 소히의 목소리가 계속 음정이 떨어지는 플랫이 난다는 것이었는데요. 더구나 성량이 큰 보이스가 아니어서 다른 연주에 묻혀서 메시지의 전달에서 큰 취약점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곡의 템포를 이끌어야할 베이스 연주가 오히려 다른 악기 연주에 끌려다니면서 기초가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고요. 오히려 건반 연주자가 가장 튀는(?) 연주를 해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많이 헝클어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공연 중 메인 보컬 마이크 전원이 나가버리는 기초적인 음향 실수가 발생하면서 공연 자체의 진행도 매끄럽지 못해 그야말로 제 눈에는 진흙탕 공연처럼 보였습니다.
여튼 이번 공연 한번으로 소히라는 뮤지션을 평가한다는 것이 참으로 무례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보사노바라는 장르라는 것이 국내에서는 비교적 널리 즐겨듣는 장르가 아니므로 다른 장르의 뮤지션에 비해 보다 압도적인 음악성, 혹은 실력을 보여야 음악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소히의 실력이 그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아직은 물음표를 달고 싶습니다. 다음에는 보다 적극적이고 조금은 더 밝은 표정으로 무대에 오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개인적으로 소히씨의 앵두라는 곡은 아주 좋아합니다.)

1. Funk+Destiny
2. Fall in Love
3. 좋아요.
4. MC와 이한철의 만담 (?)
5. Carinival
6. 오 마이솔
7. 슈퍼스타
한마디로 '유쾌하고 즐겁고 신나는 노래 한마당' 이었습니다. 다음에도 다시 보고 싶더군요. 소위 '짬'이라고 할까요. 무대를 이끌어나가는 운용의 묘가 돋보였고요. 순간 순간의 순발력이나 공연 분위기를 순식간에 이끌어내는 데에서는 확실히 혀를 내두를 정도의 솜씨를 보여주었습니다. 오죽하면 첫 곡 끝나는 분위기가 앵콜송을 하는 분위기 같다고 멘트를 하셨을 정도니까요.
일단 가장 보기 좋았던 것은 아티스트 본인이 정말로 즐긴다라는 것이 모든 이에게 확실하게 전달이 되다는 것인데요. 리허설 때도 그렇지만, 본인이 그렇게 좋은 표정을 짓고 진심으로 즐기는데 그 누가 등을 돌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흔히 이한철 님을 수식할 때 '해피싱어송라이터' 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요. 이전에는 조금은 낯간지러운 수식어가 아닌가했는데 직접 눈 앞에서 보니까 절로 수긍하게 만들더라고요.
비록 음향적인 면에서 각 파트의 악기소리가 뭉개지면서 다소 불만스러운 점이 있기는 했지만, 그날 공연의 백미였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도 또 보고 싶네요.^^
그럼..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