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2일 월요일

'음악으로 통한다.' 이한철&이승환 첫번째 이야기

얼마전에 KBS 춘천 방송총국 FM 콘서트 '음악으로 통한다.'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공연은 제게 상당히 이색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무대 위의 아티스트도 아닌, 관객도 아닌, 무대와 관객의 틈에서 철저히 제3자로서의 입장으로서 공연을 봤는데요.(스태프의 자격으로 갔지만, 나일롱 스태프라 별로 한 일이 없었습니다.ㅎ) 그동안 제가 보지 못했던 무대의 많은 부분을 볼 수 있었던 기회여서 느끼는 바가 많았던 것 같아요.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소중한 기회였던만큼 한번에 다루지 않고 세번 정도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1. 이승환 공연 후기

2. 이한철&소히 공연 후기

3. 공연이 있기 전까지의 자투리 무대 이야기

 

 

공연 중에는 원래 사진 잘 안 찍는데 염치불고하고 한번 찍어봤습니다. 참고로 사진촬영은 사전에 허락을 해주시더군요. 여튼 술도 잘 안 마시는데 손은 왜 이리 떨리는지 쪽 팔리네요.

 

공연은 큐시트대로 예외없이 흘렀습니다. 어차피 생방송이 아닌 녹방으로 1시간만 편집되어 라디오로 나가는 것이라 좀 더 유연하게 할 줄 알았는데 짤없이 그대로 하더군요. 사실 시간이 꽤 지체되어서 오후 7시에 시작해서 9시에 끝날 공연이 10시가 훌쩍 넘어서야 끝났으니까요.

 

1. 사랑하나요.

2. 세가지 소원

3. 완벽한 추억

4. MC와 노가리 까기

5. 화려하지 않은 고백 (어쿠스틱)

6. 잘못 (어쿠스틱)

7.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어쿠스틱)

8. 물어본다.

9.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10. 그대가 그대를 (사전에 계획된 앙코르)

 

전체적으로 공연은 정규 공연이 아닌지라 조금은 빡빡한 느낌이 들었고요. 곡의 흐름도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게 뭐나면 원래하던 공연을 짜깁기해서 올린 느낌이랄까요? 바로 이전에 올라왔던 이한철 형님의 공연은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신나게 노는 분위기였다면 이승환 님의 공연은 12월에 있을 자신의 공연에 대한 홍보를 위한 일종의 비즈니스라는 느낌을 지배적으로 받았습니다.

 

또한, 아티스트가 진심을 다하지 않은 공연에 진심으로 즐기는 관객의 모습 사이에서 느껴지는 괴리감 속에서 제 자신은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참으로 알싸하면서 조금은 씁쓸한 기분까지 들게한 공연이었습니다. 일단 엄청난 음향 물량을 투입했음에도 느껴지는 사운드의 답답함과 당일 이승환씨의 컨디션 난조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티끌만큼도 즐길만한 구석이 없는 대단히 불만족스러운 공연이 펼쳐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공연에서조차 열정적으로 호응하는 여자 관객들의 모습은 '아.. 이건 무슨 사이비 종교 단체의 집회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아마 음악이 아닌 단순히 내 눈 앞에 보이는 '어떤 스타에 대한 동경심'이라는 것이 관객들의 귀와 마음을 닫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 못다한 이야기는 다음에 합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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