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일 목요일

평범하지 않은 인생

'평범하지 않은 인생'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많이 해봤을 겁니다. '나는 남들과는 다르게 한번 뿐인 인생 멋있게 살고 싶다.'

근데 반대로 묻자면 평범한 인생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요?

 

평범한 인생이라...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평범한 인생이죠? 공무원? 샐러리맨?

 

평범한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듯 보이는 사람들도 모두 그 속에는 하루 하루 다른 스토리의 희극과 비극이 동시상영 중이지요. 그 누구도 남의 인생을 평범하고 고리타분한 인생이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노래 한 곡 소개하려고 했는데 잡소리가 너무 길었습니다.

 

ash - A Life Less Ordinary

 

 

 

위의 사진을 보면 짐작하시는 분들도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인질'이라는 제목으로 상영된 영화 "A Life Less Ordinary"에 삽입된 음악입니다.

 

사실 ash라는 밴드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위의 곡은 조금 남다른 인연이 있어서 지금도 대단히 자주 듣는 곡입니다. 물론 그런 인연 때문에 지금까지 듣는 것은 아니고 확실히 좋은 노래이기도 합니다.

 

I smoke myself into a haze in the afternoon
오후의 몽롱함 속에서 난 담배를 한대 피웠어

Enveloped heart, and the air is cool
닫혀진 마음, 공기는 상쾌했지

Put on your dress, white Goddess
하얀 여신이여, 드레스를 입으세요.

And Settle in as the weather folds
날씨가 포근할 때 나에게 내려오세요.

In the slow haze of the afternoon
오후의 나릇한 몽롱함 속에서

Swaying hips, made like a gun
엉덩이를 흔들며, 마치 총과 같이

Blackest sails, the most beautiful
제일 검은 돛을 달고, 가장 아름다운

 

Star....
별인..

 

In the world, in the air, on my tongue
이 세상에서, 이 공기 속에서, 내 혀 위에서

Before my eyes, beyond the stars, beneath the sun
내 눈 앞에서, 별 위에서, 태양 아래에서

 

So....
그러니까 제발..

Take me in your arms again, lead me in my dreams again
너의 품으로 날 다시 데려가줘, 내 꿈 속으로 다시 안내해줘

 

So.....
그러니까.....

What is it worth?, I'll sell my soul, what is it worth?
그게 무슨 가치가 있냐고? 내 영혼을 팔겠어, 무슨 가치가 있냐고?

Only you know
넌 알겠지


You were conceived in my heart, came like a dream
넌 내 마음 속에, 마치 꿈처럼 나타났었어

To save me from my mortality
나를 죽음에서 구해내었지

Put on your dress, white Goddess
하얀 여신이여, 드레스를 입으세요

And settle in as the weather folds
날씨가 포근할 때 나에게 내려오세요

Our lives will be entwined, even when I die
우리 인생은 같이 얽히게 될 거예요, 제가 죽는 날까지도

I'll see you through 'till the end of time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을 볼 거예요

No earthly bride, the most beautiful
이 세상엔 존재하지 않는 신부, 가장 아름다운

 

Star....
별인....


In the world, in the air, on my tongue
이 세상에서, 이 공기 속에서, 내 혀 위에서

Before my eyes, beyond the stars, beneath the sun
내 눈 앞에서, 별 위에서, 태양 아래에서


So....
그러니까....

Take me in your arms again, lead me in my dreams again
너의 품으로 날 다시 데려가줘, 내 꿈 속으로 다시 안내해줘


So.....
그러니까.....

What is it worth?, I'll sell my soul, what is it worth?
그게 무슨 가치가 있냐고? 내 영혼을 팔겠어, 무슨 가치가 있냐고?

Only you know
넌 알겠지

 

Take me in your arms again, lead me in my dreams again
너의 품으로 날 다시 데려가줘, 내 꿈 속으로 다시 안내해줘


So.....
그러니까.....

What is it worth?, I'll sell my soul, what is it worth?

그게 무슨 가치가 있냐고? 내 영혼을 팔겠어, 무슨 가치가 있냐고?

I'll sell my soul, what is it worth?
I'll sell my soul, what is it worth?

 

대단히 헤비한 기타 사운드가 무수하게 오버 더빙되어 있는 소리의 어울림 속에 ash 특유의 열라띵꽁한 목소리의 선율이 덧대여져 묘한 기분이 들게 하는 곡입니다.

 

따로 싱글 커트된 것 같기는 한데 요즘에는 아마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혹은 "Alternative Nation 2" 라는 모음집 형식의 음반에도 수록되어 있으니 꼭 한번 들어보셨으면 좋겠네요.

 

 

2010년 6월 28일 월요일

느림의 미학

요즘 같이 신속의 속도로 모든 것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시대에 '느림의 미학'이란 어쩌면 대단히 사치스러운 단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한번쯤 있는 시간을 쪼개서 노력을 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들어본 음악 중에 가장 느리고 지루한 곡 중에서 그래도 듣기 좋은 곡 하나를 소개합니다.

개인적으로 브람스 이상 가는 남자의 음악(?)을 한다고 생각하는 브루크너의 교향곡 8번입니다.

 

 

위의 음반 자켓은 세르쥬 첼리비다케가 뮌헨 교향악단을 이끌고 연주한 실황 녹음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브루크너 8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반이지요. 가장 먼저 들었던 연주이기도 하지만, 참 친해지기 어려웠던 연주인지라 그 애정이 조금은 남다른 것 같습니다. 더구나 힘들게 구했지요. 가격도 가격이지만, 인기가 나름있는 음반이라 구하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1. Allegro Moderato (21:32)

2. Scherzo, Trio (16:05)

3. Adagio, Feierlich Langsam, Doch Nicht Schleppend (35:31)

4. Finale : Feierlich, Nicht Schnell (32:23)

 

위의 곡 러닝타임을 보면 알겠지만, 참... 깁니다. 대단히 길죠. 더구나 첼리비다케의 지휘라서 더욱 깁니다. 피에르 불레즈의 연주와 비교하면 불레즈의 브루크너 8번은 뻥 좀 보태서 댄스곡이지요.

 

1악장부터 듣기 부담스러우시면 우선 4악장부터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악장의 도입부가 아주 멋드러지거든요. 뭐랄까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코끼리가 위에서 저를 밟는 느낌이랄까? 어두운 거대한 무엇인가가 저를 찍어누르는 느낌이랄까요? 음악을 감상하면서 이러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상당히 신선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4악장만해도 30분이 넘어가니 이것도 사실 친해지기는 쉽지 않네요.

 

여튼 이런 류의 음악은 듣자마자 친해지기가 참 힘듭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느릿느릿하면서 무겁게 했던 말을 하염없이 반복한다고나 할까요? 더구나 그냥 음악만 듣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나 길기 때문에 더욱 견디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1분 안에 모든 매력을 보여주는 곡들이 널려있는 세상에 이런 교향곡들이 혈기 왕성한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되기는 참으로 힘들지요.

 

저도 이런 교향곡을 들을 때마다 일종의 '지루함'이라는 벽에 늘 한번씩 마주하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 이런 곡과 친해지기 위한 방법이 하나가 있는 데 바로 음악을 듣는 내내 다른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을 하든지, 혹은 독서를 하든지 말입니다. 그냥 무의식적으로 듣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보면 어느 순간부터인가 곡의 전체적인 숲이 보이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늘 지겹고 무겁고 답답하기만한 음악 속에서 조금씩 호감을 가질 만한 구석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지요.

 

후후.. 참 남들이 보면 쓸데없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겠죠?

세상에 3분짜리 달콤한 노래가 너무나 많은데 굳이 100분에 육박하는 한 곡을 듣기 위해 이러한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 것은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어리석어 보이는 것이 당연해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어리석게 음악감상을 하는 이유는 어떤 '한방'을 위해서입니다. 어떤 한방이냐면 뒷덜미를 강타하는 '팡!!' 혹은 '짜르르~~' 같은 한방을 먹는 즐거움이랄까요? 3분짜리 곡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랫도리에서부터 스멀스멀 올라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뒤통수에서 터지는 그 한방이라는 즐거움말입니다.

 

또한, 이러한 마조히즘스러운 음악감상은 다른 종류의 음악을 듣는 것에 큰 도움이 됩니다. 뭐랄까 제가 들을 수 있는 음악의 스펙트럼을 한없이 넓혀준다고 할까나요? 세상의 모든 음악을 열린 자세로 그리고 긍정적으로 들을 수 있게 되는 촉매제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하긴 그 지겨운 100분짜리 곡이 좋게 들리기 시작하는 데 어떤 음악이 달콤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

그리고 다른 이런 매머드급의 교향곡과 친해지는 것에 대한 좋은 예방 주사가 되기도 하고요.

 

원래 몸에 좋은 약은 쓰다고 합니다. 'No pain No gain' 이라는 글구도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고요.

여러분들도 한번 도전해보시지요. 불쾌한 경험만은 아닐 겁니다.

 

 

2010년 6월 27일 일요일

가끔은 절실히 원래 그 자리에 있고 싶어할 때가 있다.

 

긴 세월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살아오면서 어떤 일들을 시도할 때,

그 일의 성공여부는 처음 출발선에 올라섰을 때의 마음가짐 상태에 따라 그 결과가 갈리고는 했었던 것 같다.

 

과연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을 때 상대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까하고 스스로 물어보자면,

차분한 마음, 들뜨지도 않고, 쳐지지도 않은 평균선의 마음상태일 때 비교적 내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었던 것 같았고, 그 결과물 역시 내가 납득할만한 수준을 늘 유지해주었던 것 같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요즘 무언가를 시작할 때 차분한 평균선의 마음가짐을 갖추기 위해 자주 듣는 곡이다.

왜 이 곡을 듣게 되었는지는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듣는 순간 느낀 그 기분은 지금도 또렷히 기억이 나며, 지금도 들을 때마다 그 유쾌했던 기분이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

 

첫 아리아에서 G음이 두번 울리면서 나를 원래 내가 있던 그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신호가 종소리처럼 울려온다. 그리고 느릿한 멜로디가 놀라울 정도로 나를 빨아들이고 다음부터 펼쳐질 30곡의 변주곡을 들을 준비를 하게 해준다.

 

30곡의 변주곡들은 적당하고 비교적 일률적인 빠르기로 펼쳐지며, 선율은 부드러운 곡률의 파형을 그리면서 나의 기분을 적당히 들었다 놨다하지만, 궁극적으로 나를 내가 있어야 할 곳, 원래의 그 자리에 차분히 올려놓는다.

 

그리고, 첫 아리아가 다시 한번 반복되면서 이 곡의 종지부를 찍게 된다.

 

이처럼 한번 듣고 나면, 마음 속은 고요해지고,

시작할 무언가에 대한 이유없는 두려움과 망설임은 사라지고,

시작할 무언가에 몰두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갖쳐주고 이 곡 자체는 사라진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여전히 첫 아리아를 제외하고는 머릿속에 이 곡의 선율은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듣고 난 후의 고요하고도 유쾌한 기분의 그 긴 여운은 사라진 선율의 기억보다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

 

* 첨부된 음반 자켓은 골드베르크 음반 중에 가장 유명한 1955년에 발표된 글렌 굴드의 연주 자켓이다.

모노로 레코딩되어 비록 협소하게 들리지만, 아찔한 속도로 치닿는 연주는 듣는 내내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해준다. 훗날 많은 피아노 연주가가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녹음하게 한 일등 공신 역할을 한 음반으로 골드베르크 연주를 논할 때 절대 빠질 수가 없는 음반이다.

 

그 외에 글렌 굴드의 1981년 음반, 빌헬름 켐프의 연주, 안드라스 쉬프의 ECM에서의 연주, 최근에는 예프게니 코롤리오프의 연주가 많이 추천되고 있다.

 

그리고 추가로 추천하는 음반은 안드레이 가블리로프의 연주이다. 개인적으로 AABB 구조로 도돌이표를 모두 지킨 버전을 선호하는 편인데 그러면 러닝타임이 애매해져서 코롤리오프 경우는 2장으로 엮어서 나온 상황이다. 여튼 한장에 AABB 구조로 연주되었으며, 음색은 쉬프의 ECM 신보에 조금은 못 미칠 수도 있지만, 연주의 밸런스나 담백한 맛에 있어서 쉬프의 ECM 신보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2010년 6월 26일 토요일

so so...

그냥 그래...

 

그 참을 수 없는 따분함, 지루함...

 

 

"에피톤 프로젝트"는 차세정이라는 사람 혼자 활동하는 팀(?)이다. 마치 유희열의 토이 같은 것이랄까.

 

에피톤이라는 단어는 생소한 단어인데 일본의 어떤 아티스트의 곡 제목이라고 하더라. 차세정씨가 자신의 이름 대신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곡에서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았나 보다.

 

여튼 최근에 "유실물 보관소"라는 정규 앨범이 나와서 찾아 듣게 되었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제법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것 같고, 블로그를 찾아가 보아도 긍정적인 평이 다수라 나름 진지하게 들어보았다.

 

01. 유실물 보관소
02. 반짝반짝 빛나는 (vocal 조예진 from 루싸이트 토끼)
03. 한숨이 늘었어 (Duet with 이진우)
04. 선인장 (vocal 심규선)
05. 좁은 문
06. 이화동 (Duet with 한희정)
07. 해열제 (vocal Sammi)
08. 시간
09. 손편지
10. 서랍을 열다
11. 오늘 (vocal 심규선)
12. 봄의 멜로디
13. 유채꽃

 

전체적인 사운드 자체는 모난 곳 없이 깔끔하게 잘다듬어졌다. 이따금씩 생뚱스러운 음향이 첨가된 것이 눈에 밟히기는 하지만...

 

음악풍은 자신의 입으로 윤상과 토이의 음악을 토대로 공부를 했다고 했듯이...

전형적인 90년대 초반의 전형적인 발라드 위에 요즘 소리들을 섞어 만든 레트로 뮤직이더라.

 

튀는 곡 없이 술술 들리는 대신 기억에 남는 곡이 없다. 그야말로 그냥 그렇다는 느낌 외에는 와닿는 것이 없다.

작사도 그렇고 오히려 지나치게 감정에 호소한다고 할까나. . 지지부진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고 따분하다.

 

 

혹시 이 음악 속에 내가 예전에 잃어버렸던 무엇이 보관되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찾지 않고 잃어버리련다.

 

2010년 6월 25일 금요일

보편적으로 좋은 음악이 존재할 수도 있다.

음악이라는 것은 철저한 기호 상품이어서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좋은 음악은 없다고 생각하는 주의이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그런 음악이 소수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 중에 한장이 클로드 볼링과 장 피에르 람팔의 협연이 담긴 "Suite for Flute and jazz piano trio"이다.

 

어머니께서 매우 아끼는 음반이어서 내가 꼬맹이 시절부터 지금까지 일요일 아침이면 심심치 않게 거실 스피커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나도 퍽이나 좋아하는 음반인지라 주변에 아끼는 사람이 있으면 망설임없이 나누어 주고픈 음악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놓고 정작 사준 적은 한번 밖에 없는 것 같지만서도...)

 

내 경우에는 음악이 참 듣고 싶은데 마땅히 뭘 들어야하나 고민이 될 때 늘 안전빵(?)으로 집어서 듣는 음반인데 역시 들을 때마다 "음... 탁월한 선택이야~"라고 혼자 중얼거리게 만드는 음반이다.

 

 

"Suite for Flute and jazz piano trio"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클로드 볼링에 의해 1973년에 작곡되었으며 1975년에 CBS 마스터웍스에서 발표되었다.

 

연주 멤버는

 

  • Jean-Pierre RampalFlute, Bass flute on "Versatile"
  • Claude BollingPiano
  • Max Hediguer — Bass
  • Marcel Sabiani — Drums
  •  

    로 구성되어 있고, 당시 클래식계 유명 플룻 연주가인 장 피에르 람팔과의 협연으로 그 시대에는 흔치 않던 재즈와 클래식의 "크로스오버"가 이루어져 많은 이목을 끌었으며 상업적으로도 빌보드 탑 40에 530주동안 머무르는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지금까지도 크로스 오버 최대의 역작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까지도 4번 정도의 다른 레이블을 거쳐 리마스터링된 CD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얼마나 오랫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1. Baroque and Blue (5:18)
    2. Sentimentale (7:44)
    3. Javanaise (5:22)
    4. Fugace (3:54)
    5. Irlandaise (3:03)
    6. Versatile (5:08)
    7. Veloce (3:40)

    일단 첫 곡부터 들으면, "아~ 이 노래.."라고 할만큼 익숙한 멜로디가 나오며. 다음곡도 그리고 다다음곡도 온통 익숙한 멜로디 뿐이다. 처음 재즈를 접하는 사람도 기존의 난해함이라는 선입견 따위는 고이 접어버려도 될 정도로 온통 쉽고 달콤하게 들리는 곡들로 가득 차있다. 그러면서도 진부하고 뻔한 느낌조차 들지 않으니 신기할 노릇이다. 더구나 세상에 나온지 30년이 훌쩍 지난 음반임에도 쾌쾌한 세월의 냄새는 전혀 나지 않고 오히려 들을 때마다 신선하다.

     

    플룻 특유의 목가적인 음색과 통통 튀는 피아노 연주와의 하모니는 언제 들어도 참 깜찍하고 아기자기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굳이 듣는 머리 속에 떠오른 이미지가 있다면 하늘하늘한 연분홍 색상의 리본 달린 레이스 같다고 할까나... 바로크 양식이 내재되어 있는 만큼 화려한 이미지를 지우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남자들이 듣기에 부대끼는 정도는 아니니 징 박힌 가죽 재킷을 입고 시내를 누벼대는 바이크 마초 형아들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2010년 6월 24일 목요일

    첫 눈에 반했다.

    개인적으로 의심이 매우 많은 편에다가 스스로 대단히 변덕스로운 성격이기에

    첫 눈에 누군가에게 마음을 쉽게 주지는 않는 편이며, 혹여나 주더라도 부리나케 토라져버리는 지랄맞은 성격이라고 늘 자부해왔으나,

     

    역시나 예외는 존재하는 것 같다.

     

     

    바로 첫눈에 반한 상대는 "슈만의 피아노 4중주 E flat Major Op.47"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곡이 아직까지 손에 꼽을 만큼의 숫자밖에 레코딩이 안 된 것이 매우 의아할 정도이다.

     

    내가 가지고 음반은 글렌 굴드줄리어드 실내악단이 협연한 연주로 기존의 글렌 굴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의외의 연주일 수 있는 음반이다.

    본래 늘 혼자있기를 좋아하고 바흐 같은 고전주의 연주를 장기로 삼는 그가 슈만의 곡을 그것도 4중주곡을 녹음했으니 말이다.

     

    Glenn Gould (piano) &
    Members of Juilliard String Quartet
    Robert Mann (violins)
    Raphael Hillyer (viola)
    Claus Adam (cello)

     

    여튼 각설하고 글렌 굴드의 연주 외에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서 이 음반을 구했지만, 인터넷 서핑을 한 결과 대체로 괜찮은 평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을 하고 들을 수 있었다.

     

    I. Sostenuto assai - Allegro ma non troppo (9:02)

    II. Scherzo. Molto Vivace - Trio I - Trio II (3:42)

    III. Andante cantabile (7:59)

    IV. Finale. Vivace (7:09)

     

    총 4악장에 러닝타임은 30분에 조금 못 미치는 곡으로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거부감 없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낭만주의파 작곡가답게 탄탄한 구조보다는 유려한 선율이 보다 돋보이며, 동시대의 음악적 동지인 쇼팽의 음악보다 더 절절하면서 조금은 거친 느낌이 잘 살아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3악장 안단테 칸타빌레가 매우 유명한데 그 유려한 선율은 그 누가 듣더라도 "와.. 이렇게 아름다운 곡을 왜 이제서야 듣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차있다.

     

    도입부에서 비올라와 바이올린이 서로 주선율과 부선율의 포션을 스위칭해가며 피아노의 반주 위에 선율을 그려낸다. 그리고 1분 30초부터 피아노 역시 멜로디를 함께 연주해가며 일찍부터 곡의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시작한다. 그 후 잠시 숨을 고른 후 느리게 현악기가 곡을 이끌어나가며 피아노가 덧대여진다. 마지막으로 다시 비올라와 바이올린이 도입부와 같이 주선율과 부선율을 연주하면서 잠시 소강 상태였던 곡에 마지막 활력을 불어넣으며 피아노의 연주와 함께 클라이막스로 치닿고 마침내 첼로의 주선율 연주로 곡은 마침표를 찍는다.

     

    마지막 악장인 4악장 피날레, 비바체는 이 곡에서 가장 전투적인 곡으로 글렌 굴드 특유의 전율스러운 터치가 빛을 발하는 곡이다. 전 파트에서 서로 잡아먹을 듯이 연주를 하며 듣는 이를 초긴장 상태로 밀어넣는다. 이러한 경합은 3분이 지나서야 조금은 주춤해지며 서로 숨을 고르게 된다. 그렇지만 절대로 긴장의 끈을 놓지는 않는다. 그리고 5분이 조금 지나서부터 서로의 페이스를 올려가며 다시 한번 혼신의 힘을 쏟아 경합을 벌이며 곡의 끝을 맺는다. 어지간한 하드록 이상의 에너지가 담긴 곡으로 들을 때마다 "화~~"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속이 후련해지는 곡이다.

     

    그 외에 1, 2악장 역시 앞서 다룬 3,4악장 못지 않게 넘치는 활력과 유려한 선율을 담고 있다.

    사실 실내악 연주는 클래식의 범주 내에서도 접근하기 상당히 부담스러운 카테고리이지만, 이 곡만큼은 그 누구도 쉽게 감동받을 수 있는 곡이라고 자신한다.

     

    위의 글렌 굴드의 협연 음반은 슈만 피아노 4중주 외에 브람스 피아노 5중주를 커플링곡으로 수록하고 있다.

    다만, 브람스 피아노 5중주(with Montreal String Quartet) 경우 녹음 시기가 오래된지라 음질면에서 마이너스가 될만한 여지가 다분히 있지만, 연주 자체는 슈만의 피아노 4중주 그 이상의 대단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음으로 반드시 일청해 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작곡가이면서 음악 교육의 개혁자인 졸탄 코다이가 슈만의 글을 인용해 자신의 학생들에게 한 연설문입니다.

    비록, 클래식 음악을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문이지만,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음악을 사랑하고 공부하고 평생 함께 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은 딱딱한 글일 수도 있으나 한 문장, 한 문장 참으로 가슴에 와닿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한번 읽어봅시다.

     

     

    학생 여러분, 방학을 맞이하는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두세달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정원사가 두 달 동안 공원을 돌보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누가 좋은 음악가일까요? 100년 전 슈만은 이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나는 이 글이 여러가지 번역판으로 나와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학생들이 읽어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책이 도서관에서 대출된 것은 단 한번 뿐입니다. 지금의 똑똑한 학생들조차 최신시설의 도서관이 주는 편리함을 이용하지 않는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저는 음악학자가 아니라 진실로 음악가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고, 그들이 읽을 가치가 있는 몇 권의 책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이것들 중 하나가 슈만의 글입니다.

     

    무엇보다 귀를 훈련시켜야 합니다. 종소리, 유리 소리, 새소리, 자동차 소리에서도 음을 찾아보십시오. '절대음감'이란 신화는 천부적인 것이 아니라 훈련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사실 "A"라는 음도 국제회의를 통해 결정되기 전까지는 지역마다 달랐습니다.

     

    원래의 빠르기로 연주하세요. 어떤 사람은 술 취하듯이 비틀대며 연주합니다. 본받지 마세요. 기본적인 법칙을 공부해서 화성학이나 대위법 같은 학구적인 용어가 나올 때 긴장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음악을 평범하게 연주하는 것보다 쉬운 음악을 아름답게 연주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음악은 손가락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악기 없이도 속으로 음악을 연주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피아노를 2년동안 공부해 온 한 소녀가 3주 동안 모차르트를 연습해왔습니다. 레슨 시간에 늦게 도착한 이 아이가 마침 연주 중이던 선생님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이 지금 연주하고 있는 곡이 뭐에요?"

     선생은 놀라서 대답했습니다.

     "오늘 레슨받기 위해 연습해온 곡이잖니?"

    왜 소녀는 그 곡을 몰랐을까요? 그 이유는 선생님이 전혀 틀리지 않고 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곡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 시대의 음악 교육의 결과가 바로 이것입니다.

     

    날마다 음악을 공부하면서 피곤하다고 느낀다면 중지해야 합니다. 맑고 신선한 느낌없이 공부하는 것보다는 쉬는 편이 낫습니다. 쉬면서 시를 읽으십시오. 브람스는 "잘 연주하려는 사람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음악가는 위험한 직업입니다. 수많은 연주가들이 건강을 소홀히 여겨왔습니다. 클라라 슈만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가장 큰 교육은 바로 건강유지였다.'고 고백했습니다.

     

    유행하는 것만 연주하지 마세요. 유행하는 곡은 곧 유행에 뒤처지는 것이 됩니다. 사람은 설탕이나 초콜릿만으로 살 수 없습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의 대가들은 풍부한 음악적 영향분을 제공해왔습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먹어야 합니다. 좋지 않은 음악은 퍼지지 않게 하세요. 그러나 그 전에 당신은 무엇이 좋고, 나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연주가 훨씬 유연해지고 탄력이 생겨서 생동감으로 가득해질 것입니다.

     

    악기를 사랑하세요. 그러나 자신의 악기가 최고라는 자만심을 가지지 말아야 합니다. 최고의 음악은 앙상블입니다. 모든 사람이 제1바이올린만 고집한다면 어떻게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지겠습니까?

     

    자, 그러면 누가 좋은 음악가일까요? 만약 당신이 특별히 어떤 곡에 자신이 없다거나 연주가 끝날 때까지 그 속에 빠져 있을 수 없다면 좋은 음악가가 아닙니다. 우연히 악보가 두 장이 넘어갔을 때 연주를 멈춘다면 그 사람도 아닙니다.

    좋은 음악가란 처음 보는 악보를 접했을 때 그 속에서 무언가를 꺼낼 수 있고, 아는 악보를 보고 그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예상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다시 말해 음악이 손만이 아닌, 머리와 마음에까지 있는 사람이 좋은 음악가인 것입니다.

     

    귀로 음악을 듣고 빠르게 해석을 내릴 수 있는 재능은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타고난 재능은 훈련을 통해서만 발전될 수 있습니다. 산속에 숨어지내며 연습하는 것으로는 결코 좋은 음악가가 될 수 없습니다. 오케스트라나 앙상블, 합창단과 가까이 하면 훌륭한 음악적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어떤 음악을 좋아할지 쉽게 결정하지 마세요. 점점 나이가 들면서 비로소 이해될 수 있는 음악이 많습니다. 음악적 창조력과 영감을 가지고 있다면, 망상에만 사로잡혀 있지 말고 기록하고 정리해야만 형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우아한 음악적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다른 예술 분야와 과학, 인생의 모든 분야를 깊이 공부하세요. 삶이 없이는 예술이 존재할 수 없듯 예술 없이도 삶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도덕이나 예술은 그 법칙이 같습니다. 위대한 예술가가 된다면 나머지는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음악가의 최고 경지는 아무리 복잡한 악보를 보면서도, 듣지 않고, 그것을 이해하고 상상해내는 단계입니다. 이것은 내적인 귀를 발전시킵니다.

     

    어른들은 빨리빨리 발전하기만을 원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러한 것보다 슈만의 충고가 더 필요합니다.

     

    잘 훈련된 귀, 잘 훈련된 마음, 잘 훈련된 지식, 잘 훈련된 손 - 이 네 가지 중 한 가지라도 뒤처지거나 앞서간다면 무언가 잘못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제까지 마지막 것, 잘 훈련된 손에만 집중해왔습니다. 이것은 다른 것을 뒤처지게 만들었습니다. 잘 훈련된 지식은 어느 학교의 음악 커리큘럼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음악들의 약점은 모든 그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자, 그럼 이런 길고 지루한 공부를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주위 사람들의 칭찬? 명성?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기 위해 자신의 재능을 최고 수준까지 갈고 닦는 것이야말로 재능을 받는 사람들이 수행해야 할 책임입니다.

     

    사람이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가는 그가 사람들, 자기 민족, 나라, 세상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진정한 예술은 그것을 이루는 강렬한 힘 가운데 하나이며,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갚아주는 사람이 인류에 대한 예술가의 의무를 다하는 것입니다.

     

    완변한 음악가는 없습니다. 하지만 완벽을 목표로 계속 노력하면 그 거리를 좁힐 수 있고, 적어도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슈만의 이 말은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