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리안'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에 너무나 매료된 나머지 말러의 음악만을 듣는 사람들을 뜻하는 단어다.
워낙 곡 자체가 방대하고 복잡해서 지휘자의 해석에 따라 느껴지는 바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음반 구입을 위한 돈이 많이 지출되기 마련이다.
주위에 말러리안이 한명 있는데 그 친구는 말러음악만으로 200장 정도의 콜렉션을 갖추고 있으니, 말러리안이 되기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내 경우도 번스타인, 샤이의 전집을 가지고 있고, 각장으로도 한세트 이상을 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자신을 말러리안이라 자칭하면서 왠지 거들먹거리며 문화 우등생인 척하는 부류들은 정말 아니꼽고 재수 없어 보이기는 하다만, 그렇게까지 사람을 외곬수로 만드는 매력 또한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리카르도 샤이의 말러 5번 자켓이다.
나에게 5번은 좀 각별하다,
1번, 7번을 먼저 접하고 좀처럼 말러의 음악을 이해할 수 없을 때 마지막으로 시도해보자고 접했던 것이 5번이고, 듣는 순간 말러의 마력에 사로잡히게 만든 곡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카라얀/베를린필의 연주로 먼저 접했다.
당시에는 너무나 혼돈스러웠고, 엄청난 규모와 쏟아지는 감정의 변화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먹은 나머지 기존에 들었던 음악을 모두 부정하고 말러만이 진정한 문화유산이라고 까지 여겼을 정도니 말이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깜찍한 생각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여전히 들을 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지고 뒷머리가 쭈뼛 서는 것만은 변함이 없다.
결국 베르티니의 전집도 사게 될 것 같은데, 문제는 타이밍... 최근에 불 살라 오른 록 스피릿에 일단은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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