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3일 수요일

오금이 끈적거려야 비로소 여름인 것이다.

올해 쌀쌀한 봄 덕분에 어째 좀 시원한 여름을 맞이하나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동안 밀려있던 더위가 지금에 와서 따따블로 몰려오고 있다.

 

이렇게 온 몸의 관절기에 땀이 차서 끈적거릴때 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음악이 있으니 "Sublime"의 노래들이다. 브래들리 노웰이 사망한지가 15년이나 지났음에도 그들의 음악은 내 기억 속에서 조금도 희미해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진짜 음악은 시대와 장소를 넘나드는 것이 아무래도 확실한 것 같다.

 

일단 Sublime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보자.

 

라인업은

Bradley Nowell (vocals and guitar)
Bud Gaugh (drums and percussion)

Eric Wilson (bass guitar)

 

 

으로 브래드 노웰이 1996년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사망할 때까지 단 한번의 멤버교체도 없었으며, 지금까지 3장의 스튜디오 음반, 1장의 실황 음반, 5가지의 컴필레이션 음반, 3장의 EP, 하나의 박스 세트가 발표되었다.

 

밴드의 시작에서 브래들리 노웰의 사망까지

 

Bud Gaugh Eric Wilson이 유년기 시절부터 동네 이웃 친구로 만나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산타크루즈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교를 그만둔 Bradley Nowell이 이들과 함께 하게 되면서 "서브라임"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후 1992년 브래들리 노웰 자신의 레이블인 Skunk Records에서 그들의 첫번째 음반인 40 Oz. to Freedom를 발표하게 된다. 이 음반에는 레게, 펑크, 서프 록, 힙합 등이 버무러져 있고, 1994년 6월에 "Date Rape"라는 곡이 록 라디오 스테이션 KROQ에서 방송을 타면서 로스 엔젤리스 전역에 이들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다.

 

밴드는 1994-1995년까지 투어를 계속하고 "Date Rape" 의 유명세 덕에 점점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더욱 알리게 된다. 또한 브래들리 노웰의 멍멍이 Lou Dog이 늘 그들과 함께 하면서 마스코트로서 유명세를 치르게 된다.

 

1996년 초에는 SnoCore 투어의 헤드라인을 맡게 되었고 2월에는 대형 기획사에서 나올 첫번째 셀프타이틀 앨범 "Sublime" 을 녹음하기 시작하지만 브래들리가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죽은 후 2달이 지나서야  비로소 발표가 된다. 이 음반은 빌보드 200 차트에서 최고 13위까지 올랐으며 빌보드 얼터너티브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What I got"을 포함하여 "Santeria", "Doing time", "Wrong Way", "April 29, 1992(Miami)" 등이 큰 인기를 끌며 상업적으로 1700만장이라는 판매고로 대단히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러나 밴드내에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과 같은 존재였던 브래들리 노웰의 부재로 인해 활동을 이어가지는 못한다.

 

이 후에 홀연히 사라진 줄 알았던 서브라임은 2009년에 Rome Ramirez를 리드 싱어와 기타리스트로서 영입하여 활동을 재개한다. 그러나 "Sublim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것에 소송에 걸리면서 "Sublime with rom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게 되지만, 프레디 머큐리 없이 활동하는 퀸과 같이 기존의 "Sublime"의 팬들에게는 크게 어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럼 이제 이들의 최대 역작인 셀프 타이틀 앨범인 "Sublime"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무례하게 이들의 음악적 색깔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스카 펑크"라고 할 수 있다.

1950년대 후반 자메이카로부터 기원된 음악으로 아메리칸 재즈와 R&B 등이 융합된 대단히 종합적인 장르이다. 보통 업템포 리듬 비트 위에 워킹 베이스가 깔리고 업스트로크로 짧게 당겨치는 기타 연주로 편곡이 되어 있는 곡들을 "스카"라고 표현하며, Sublime은 여기에 펑크 음악 등에서 즐겨 사용되는 파워코드 연주를 가미하여 보다 힘을 불어넣었다.

  1. "Garden Grove" – 4:27
  2. "What I Got" – 2:55
  3. "Wrong Way" – 2:11
  4. "Same in the End" – 2:30
  5. "April 29, 1992 (Miami)" – 3:59
  6. "Santeria" – 3:07
  7. "Seed" – 2:15
  8. "Jailhouse" – 4:58
  9. "Pawn Shop" – 6:02
  10. "Paddle Out" – 1:17
  11. "The Ballad of Johnny Butt" – 2:17
  12. "Burritos" – 3:50
  13. "Under My Voodoo" – 3:22
  14. "Get Ready" – 4:56
  15. "Caress Me Down" – 3:38
  16. "What I Got (Reprise)" – 3:07
  17. "Doin' Time" – 4:15

사운드에 대해서 말하자면 "건조하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April 29, 1992(Miami)"의 기타 인트로처럼 이따금식 리버브가 걸리는 곡도 종종 있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악기에서 공간계 효과를 극소화하여 대단히 스트레이트하게 녹음되어있다.

 

가장 먼저 들어봐야 할 곡은 역시 "What I got" 이다. 괜히 차트에서 1위를 한 곡이 아니다. 수도 없이 들었지만, 들을 때마다 어깨가 들썩인다. 이들도 이 곡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지 앨범의 말미에 조금은 편곡을 바꾸어서 재차 수록하였다. 기본적으로 어쿠스틱 기타, 업라이트 우드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되어 있고 중간 중간에 추임새로 오르간과 스크래치가 들어간다. 브래들리 노웰의 굵직하면서도 끈적끈적하게 한음 한음에 그루브를 실은 창법이 압권으로서 "스카 펑크"를 하는 지금의 모든 밴드들에게 그야말로 최고의 벤치마킹이 될만한 곡이다. 비록 지금까지 "스카 펑크" 음악을 아주 많이 들어본 곡은 아니지만, 이 곡처럼 상큼(?)하게 후끈한 곡도 없는 것 같다.

 

"Gardon Grove" 역시 꼭 들어봐야한다. 앨범의 가장 첫 곡으로서 느린 템포이지만, 확실하게 비트를 찍어줌으로써 뭐랄까 아침에 막 기상해서 느리지만 무겁게 고동치는 심장소리 같다고 할까나 그 와중에 나른한 선율이 넘실거리니 마치 "What I got"를 듣기 위한 오르되브르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쿨하지 못해 미안한 아니 되게 무섭도록 찌질한 가사의 발라드 "Santeria""What I got" 만큼 유명한 곡으로 놓치면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할 곡이다. 특히 기타 키드들에게 솔로 연주는 누구나 한번쯤 절실하게 따라해보고 싶을 정도로 기분 좋고 유연한 라인을 그리며 흐른다.

 

그 외에 일일이 나열하기 벅찰 정도로 좋은 곡으로 가득차 있다.

구구절절하게 이들의 곡들에 대해 글자수를 늘이는 것보다 이 쯤에서 글을 줄이고 지나가다 음반 가게에서 요게 보이면 앞뒤 가리지 말고 무조건 구입하라는 말로 대신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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