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9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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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RN! 12월호 일본반 메탈리카 멤버별 인터뷰 로버트 트루히요 편입니다.

앞글과 마찬가지로 엠바다(mlbbada.com)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하작가님의 글을 허락하에 오리녀에 올립니다.^^

(하작가님 매번 정말 감사합니다.^^)


커크와 로버트의 인터뷰는 '다케히코 마에다'씨가 했습니다.


 

INTERVIEW WITH ROBERT TRUJILLO
가입 7년(벌써??)을 넘긴 베이시스트가 말하는 ‘메탈리카 이전에 경험 한 것’과 밴드의 멤버로 있기 위한 처세술.

-당신이 메탈리카에 가입한지 7년이 넘었는데요. 당신에게 있어 이 7년간은 어떤 시간이었나요?
로버트 트루히요(이하 R) : 지금까지의 인생 중 가장 멋진 7년이었어. 지난 7년간, 나는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하고, 다시 로스앤젤레스에 돌아왔어. 결혼도 했고, 아이도 두 명 태어났어. 지금 아들은 6살, 딸은 4살이야. 그리고 멤버들과의 곡 작업으로 매우 스페셜한 앨범 ‘Death Magnetic’을 레코딩 했지. ‘록앤롤 명예의 전당’ 입성도 해냈어. 인생에 있어서도, 음악에 있어서도 여러가지 굉장한 경험을 했지. 꿈만 같아. 하지만 ‘Death Magnetic’은 다음 장을 향한 새로운 시작에 불과하다는 기분도 들어.

-정말로 굉장한 7년이었네요.
R : 그렇지. 그리고 그것은 우리들 전원이 말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 지금의 제임스는 내가 7년 전에 만났던 때의 그와는 달라. 이 밴드는 7년 전보다 훨씬 좋은 상태야. 팀으로서 성장한 거지. 그래서 앞으로 우리들이 만들 음악에 대해 매우 흥분되고 있어. 한 명 한 명이 성장한 것뿐만 아니라, 퀄리티브한 팀으로서 성장했으니까.

-이젠 더 이상 당신을 새로운 참가자로 보는 팬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메탈리카라는 밴드의 일부분이 됐다고 실감하고 있나요?
R : 그렇군. 밴드가 보다 가깝게 느껴지게 됐어. 내년 2월로 8년째가 되지. 크레이지 하군. 우리들은 밴드로서 굉장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지금의 나는 퀄리티브한 면에서 여러가지를 밴드에게 가져다 주는 게 가능해.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나 가족과 접하는 경험 덕분에 우리들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어. 요즘에는 아이들끼리 연주 하기도 한다고. 내 아이들은 라스의 막내 아들과 연주 하고, 제임스의 아이들도 커크의 아이들이나 내 아이들과 연주 하곤 하지. 각각 가족들이 있는 것도 중요한 요소야. 그래서 더더욱 그들과 있는 것이 즐겁게 되었지. 이제 곧 8년째가 되는데, 모든 것들이 굉장히 빠르게 지나갔어. 더 이상 외부인이라는 느낌은 없다구(웃음). 그렇지만, 난 언제나 조금 늦게 밴드에 가입하는 운명인 것 같아. Suicidal Tendencies 때도 밴드가 결성 되고 수 년 후에 가입 했었고, 오지 오스본의 밴드 때도 내가 들어가기 전에 이미 긴 역사가 있었지.

-당신이 오지에게 사랑 받고, 그 후에 메탈리카에 가입 한 것은, 우선 이 세계에서도 손꼽을 만한 우수한 베이시스트이기 때문이지만, 그것과 동시에 매우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는데, 어떠신가요?
R : 나에게 있어 지금까지 몸 담았던 어떤 밴드들도 전부 약간의 도전이었어. 2000년에 제리 칸트렐과 2장의 레코딩을 했을 때도(‘Degradation Trip Volume 1&2’ 2002년 발매) 인간 관계의 문제가 있어서, 여러가지 상황이 다 도전이었지. 메탈리카에 가입 했을 때도, 당시 제임스는 상당히 신경질적이었어. 모든 스케쥴이 확실하게 짜여져 있었고 그대로 하지 않으면 안됐었지. 잼을 하던 뭘 하던 시간이 되면 딱 끝냈어. 고집쟁이에 친절하지 않았지. 하지만 그렇게 해서 보다 좋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배웠던 거야. 오지는 예측 불능이었어. 제임스와는 정반대였지. ‘1시에 스튜디오에 집합’이라는 예정이 짜여져 있어도, 오지가 오는 것은 그로부터 3일 후라던가 했었지(웃음). 반대로 빨리 올 때도 있었어. 그가 무엇을 할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예측 할 수 없었지. 제리의 경우에는, 내가 그와 함께 할 때는 약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괜찮은건가?’라고 걱정 했었어. 조금 크레이지 했었지. Suicidal Tendencies는, 와일드하고 크레이지 한 밴드였어. 술만 잔뜩 마셨고, 싸움이 끊이지 않았었지(웃음). 크레이지한 에너지가 넘쳐 흘렀었어. 그래도 그 밴드의 에너지는 굉장한 팀 스피릿이 되었지. 형제 같으면서도, 동시에 항상 누군가와 대항 하고 있었어. 전원이 하나가 되어, 세상과 대항 하고 있던 적도 있었지. 그래도 Suicidal Tendencies가 긍정적이었던 것은, 난 그 밴드에 8년간 있었지만, 우리들이 한 모든 것들이 보답 받았기 때문이야. 결코 편하지는 않았지만, 계속 도전 한 결과, 메탈리카나 건즈 앤 로지스와 투어도 할 수 있게 되었어. Queensryche나 메가데스, Jane’s Addiction과도 함께 했지. 항상 대단한 도전을 했던 덕을 보게 된 거였지. 나는 투어를 하면서 밴드가 성장해 가는 것을 이 눈으로 봐 왔었어.

그런 이유로, 지금까지의 밴드의 인간 관계는 항상 도전적인 일이었어. 그래서 나는 참기 위해 인간으로서 성장하지 않으면 안됐었어. 각각의 멤버들과 잘 해나가기 위해 말이지. 그게 어려운 거야. 훌륭한 베이스 플레이어는 될 수 있어. 이 세상에는 굉장한 베이스 플레이어가 많이 있지. 하지만 굉장한 베이스 플레이어면서 동시에 크레이지한 사람들과 잘 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수완이 필요하게 되지. 메탈리카에 가입한 것에 의해 나는 인간 관계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어. 지금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 밴드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 지 확실히 알고 있고, 내가 베이스 플레이어로서 메탈리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도 알고 있어. 무엇을 하고 싶은 지도 말이지. 뮤지션으로서, 송라이터로서, 예전에 몸 담았던 밴드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메탈리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주 많아. Infectious Grooves는 메탈리카와는 상당히 달랐어. 적어도 나에게 있어 메탈리카에서 연주 하는 것은 도전이야. 신체를 쓰는 타입의 음악이기 때문이라는 점도 있어. 나는 지금 45세고 곧 46세가 되니까, 육체를 사용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야. 컨디션을 유지 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돼.

-아, 저랑 같은 나이네요(웃음).
R : 그래? 당신도 꽤 건강해 보이는 걸?(웃음) 나는 서핑을 엄청 좋아해. 투어 중에는 커크와 함께 서핑을 하곤 하지. 서핑 하는 멤버가 밴드에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구!(웃음)

-베이스 연주 이야기가 나온 김에 물어볼게요. 당신 슬랩핑의 달인인데, 메탈리카에서는 앨범에서도 라이브에서도 약간의 솔로 타임에서도 하지 않고 있네요. 그것은, 메탈리카에는 슬랩핑이 맞지 않아서이기 때문인가요?
R : 솔로는 최근에는 하지 않고 있어. 뉴앨범이 발매 되었기 때문에 신곡을 연주 할 시간을 만들지 않으면 안돼. 그래서 공연 중 솔로를 할 시간은 그다지 없어. 변함 없이 긴 시간의 공연을 하고 있지만, 곡 하나 하나에 온 힘을 다하고 있지. 하지만 공연 중에 베이스에 스폿이 맞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에서 하는 건 매일 밤 바꾸고 있지. 슬랩핑이 하고 싶다면 할 수 있어. 다른 멤버들이 ‘슬랩핑 하지마!’라는 말 따위 하지 않아. 슬랩 하면 안 된다는 룰 따위는 없으니까(웃음). 단지 나는 지금, 핑거링 테크닉에 도전 하고 있어. 최근 2년간은, 핑거링 테크닉을 갈고 닦아 왔지. 모든 손가락을 써서 여러가지 배리에이션을 만들고 있어. 주로 세 손가락을 쓰고 있지만, 배리에이션은 꽤 풍부하다고. ‘Death Magnetic’ 작업을 하고 있을 때, 답을 내지 않으면 안됐었어. 꽤 신체를 사용한 연주 법이 되 버려서, 팔 전체가 굳어졌기 때문에 이 팔의 음악 스타일에 맞다고 생각되는 테크닉을 생각해냈지. 나는 메탈리카 음악에는 슬랩핑 보다도 파워풀한 핑거링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어. 물론 슬랩핑도 무척 좋아하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메탈리카에서는 하지 않아. 어쩌면 나중에는 할지도 모르지만.

-확실히 현재 당신의 핑거링은 슬랩핑 보다도 강력 할 지도 모르겠네요. 오른손의 모든 손가락을 사용하는 베이스 플레이어로는 Mr.Big의 빌리 씬이 잘 알려져 있는데요, 그것을 완벽히 몸에 익히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지 않았나요?
R : 새끼 손가락은 곡에 따라 사용할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고 느끼지만, 약지는 꽤 자주 사용하지. 지금은 약지 잘 사용하게 되었기 때문에, 두 손가락으로 치는 쪽이 어렵게 느껴져. 투 핑거 테크닉도 다시 부활 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말이야. 빌리 씬에게는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고. 나에게 영감을 준 핑거링 베이스 플레이어는 많이 있지. 게디 리도 자코 파스리아스(재즈 계의 초인적인 베이스 플레이어. 고인)도 굉장한 핑거링 플레이어였어. 어떤 장르의 플레이어라 해도, 예를 들어 Motown 시대의 제임스 젬마슨이라 해도, 나는 반드시 그 스타일이나 테크닉, 핑거링을 자신의 연주에 도입하려 하고 있어. 나에게 듣는 것에 있어 한계는 없으니까.

-당신이 가입하기 전의 곡들 중에서 세 손가락으로 치던 곡은 어떤 게 있나요?
R : 너무 너무 많다구!(웃음) ‘Disposable Heroes’나 ‘Damage Inc’등… ‘단다라단다라단다라단다라’라는, 갤럽하는 것 같은 느낌의 곡에는 쓰고 있어. 특히 라이브에서는 모든 곡들이 빨라져. 라스가 좀 달리지(웃음). 그래서 정확히 치기에는 세 손가락을 쓰는 편이 안전하다고. 어느 정도의 스피드가 되어서 빨리 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면 세 손가락을 사용하지. 그게 치기 편해. 하지만 이것도 사람마다 다 달라. 빨리 쳐야 할 때는 피크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어. 그 편이 편하다며. 나의 경우, 곡이 빨라지면 세 손가락을 쓰지 않고선 못 버틴다고!(웃음) 단순한 프레이즈라면 한 손가락으로 칠 때도 있어. (실제로 손가락을 앞뒤로 움직이며) 줄 위에서 이렇게 한 손가락을 왔다 갔다 하면서 말이지. 세 손가락을 순서대로 쓸 때도 있어. 그렇게 함으로써 힘을 보존 하는 것이 가능하지. 1곡에서 계속 같은 손가락을 쓰고 있으면 지쳐 버리지만, 손가락을 바꾸면 괜찮다구. 그래서 한 손가락 테크닉도 중요한 거야. 쭉 두 손가락으로만 쳐도 지치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 같지만, 나에게 말하라 한다면 그들은 다른 별의 인간이야. 수퍼 히어로라구(웃음). 자코 등도 계속 두 손가락 만으로 쳐도 지치지 않았다고 하더군.

-당신도 피크를 썼던 적이 있었지요?
R : 있지만, 메탈리카에서는 없어.

-확실히 논리적으로는 피크를 쓰는 편이 빨리 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핑거링에 익숙해져 버리면 반대로 피크로 치기 어려워지지는 않나요?
R : 분명 피크를 사용하면 빨리 칠 수 있지만, 나의 경우에는 피크를 쓰지 않는 것이 대부분 도전 같은 느낌이야. ‘Death Magnetic’에서는 곡에 따라 피크를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제임스는 손가락 쪽을 맘에 들어 했어. 그는 손가락으로 치는 사운드를 좋아했지. 프로듀서와 엔지니어도 핑거링의 사운드를 좋아했어. 그건 아마, 이 밴드에는 기타리스트가 두 명 있고, 피크로 같은 것을 하고 있으니까 베이스는 손가락 쪽이 좋은 것이겠지. 손가락이 쿠션이 되어 둥그스름한 음이 나올 수 있고, 동시에 손톱으로 날카로운 음이 나올 수 있으니까, 제임스와 커크의 기타와 잘 맞는거야. 전원이 피크로 치면 매우 타이트하게 되지만, 음이 조금 까칠까칠 해지 않을까?

-그런데 지금까지 메탈리카의 멤버는 누구 한 명이라도 솔로 앨범을 낸 적이 없네요. 그것은 어째서인가요? 한 명 한 명이 재능 있는 뮤지션이니까, 솔로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더라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R : 내가 만들려고 한다면, Infectious Grooves의 루트로 돌아가서 매우 펑키한 걸로 하고 싶어. 그리고 아주 헤비한 걸로 하고 싶고. 메탈리카에 들어 오기 전 했던 Mass Mental에는 또 다른 베이스 플레이어가 있었어. 친구인 아만도인데, 아프리카인이었지. 우리들 둘이서 곡을 만들었는데, 메탈과 펑크를 믹스 시키면서 아프리카의 리듬도 도입한 것이었어. 정말 굉장한 경험이었지. 메탈은 이미 충분히 하고 있으니까 앞으로는 메탈을 다른 음악과 믹스 시켜보고 싶어. 그리고 최근에 Rodrigo Y Gabriela하고 함께 연주 했었어. 그들은 플라맹고 스타일의 어쿠스틱 기타를 치고 있는데, 거기에 있는 힘껏 펑키하고 어그레시브한 베이스를 넣는 것은 굉장히 즐거웠어. 가끔은 그런 다른 것들도 하면서 즐기고 있다구. 다만 기본적으로 우리들은 밴드로서 하는 경향이 있지. 별로 메탈리카 이외의 것을 하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지만, 문제는 시간이야. 시간이 없다구(웃음). 비는 시간은 가능한 한 가족과 보내고 싶어. 음악은 굉장한 것이지만,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하는 것도 매우 좋은 거라구.
 

원작자 : TAKEHIKO "TACK" MAEDA
번역 : 하작가

2010년 11월 26일 금요일

"음악으로 통하다." 그 두번째 이야기... 이한철 & 소히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그 게으름이 한껏 고양되는 것 같아요. 이럴 때일수록 몸 관리에 신경 써야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여튼 오늘은 얼마전에 KBS 춘천 방송총국 FM 콘서트 '음악으로 통하다.' 에 다녀왔던 두번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번 공연은 제게 상당히 이색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무대 위의 아티스트도 아닌, 관객도 아닌, 무대와 관객의 틈에서 철저히 제3자로서의 입장으로서 공연을 봤는데요.(스태프의 자격으로 갔지만, 나일롱 스태프라 별로 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보지 못했던 무대의 많은 부분을 볼 수 있었던 기회여서 느끼는 바가 많았던 것 같아요.

 

1. 이승환 공연 후기

2. 이한철&소히 공연 후기

3. 공연이 있기 전까지의 자투리 무대 이야기

 

오늘은 이한철과 소히의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이한철 님은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를 해서 '슈퍼스타' 등 많은 히트곡을 가지고 계신 분이시지요. 최근에 저희와 인터뷰를 해주신 정말 고마운 형님이시기도 하고요. 소히 님은 현재 이한철 님의 기획사인 튜브앰프에 소속되어 있는 보사노바 풍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입니다.

 

 

1. 앵두

2. MC와 소히의 인터뷰

3. 산책

4. 춘천가는 기차

5. 그럼 그렇지

 

사실, 보사노바는 포르투갈어로 '새로운 경향', '새로운 감각'을 뜻하는 단어로 브라질의 삼바 음악과 모던재즈가 어우러져 태어난 장르입니다. 신기하죠? 열정적인 삼바 음악과 어두컴컴하고 담배 연기 자욱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이 한자리에 어우려져 나온다는 것이요. 리드미컬하면서도 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 상당히 모순이 되는 표현이지만, 그만큼 보사노바라는 음악 자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밸런스 즉, 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로 연주 자체에 상당한 안정성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날 소히의 공연은 전반적으로 '절뚝거린다.'라는 표현을 써야할까요. 전 파트가 골고루 버무러지지 못하고 중구난방으로 불안한 연주를 펼치느라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시종일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가장 문제는 소히의 목소리가 계속 음정이 떨어지는 플랫이 난다는 것이었는데요. 더구나 성량이 큰 보이스가 아니어서 다른 연주에 묻혀서 메시지의 전달에서 큰 취약점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곡의 템포를 이끌어야할 베이스 연주가 오히려 다른 악기 연주에 끌려다니면서 기초가 계속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고요. 오히려 건반 연주자가 가장 튀는(?) 연주를 해서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많이 헝클어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공연 중 메인 보컬 마이크 전원이 나가버리는 기초적인 음향 실수가 발생하면서 공연 자체의 진행도 매끄럽지 못해 그야말로 제 눈에는 진흙탕 공연처럼 보였습니다.

 

여튼 이번 공연 한번으로 소히라는 뮤지션을 평가한다는 것이 참으로 무례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보사노바라는 장르라는 것이 국내에서는 비교적 널리 즐겨듣는 장르가 아니므로 다른 장르의 뮤지션에 비해 보다 압도적인 음악성, 혹은 실력을 보여야 음악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소히의 실력이 그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아직은 물음표를 달고 싶습니다. 다음에는 보다 적극적이고 조금은 더 밝은 표정으로 무대에 오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개인적으로 소히씨의 앵두라는 곡은 아주 좋아합니다.)

 

 

1. Funk+Destiny

2. Fall in Love

3. 좋아요.

4. MC와 이한철의 만담 (?)

5. Carinival

6. 오 마이솔

7. 슈퍼스타

 

한마디로 '유쾌하고 즐겁고 신나는 노래 한마당' 이었습니다. 다음에도 다시 보고 싶더군요. 소위 '짬'이라고 할까요. 무대를 이끌어나가는 운용의 묘가 돋보였고요. 순간 순간의 순발력이나 공연 분위기를 순식간에 이끌어내는 데에서는 확실히 혀를 내두를 정도의 솜씨를 보여주었습니다. 오죽하면 첫 곡 끝나는 분위기가 앵콜송을 하는 분위기 같다고 멘트를 하셨을 정도니까요.

일단 가장 보기 좋았던 것은 아티스트 본인이 정말로 즐긴다라는 것이 모든 이에게 확실하게 전달이 되다는 것인데요. 리허설 때도 그렇지만, 본인이 그렇게 좋은 표정을 짓고 진심으로 즐기는데 그 누가 등을 돌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흔히 이한철 님을 수식할 때 '해피싱어송라이터' 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요. 이전에는 조금은 낯간지러운 수식어가 아닌가했는데 직접 눈 앞에서 보니까 절로 수긍하게 만들더라고요.

비록 음향적인 면에서 각 파트의 악기소리가 뭉개지면서 다소 불만스러운 점이 있기는 했지만, 그날 공연의 백미였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도 또 보고 싶네요.^^

 

그럼..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에...

 

2010년 11월 22일 월요일

'음악으로 통한다.' 이한철&이승환 첫번째 이야기

얼마전에 KBS 춘천 방송총국 FM 콘서트 '음악으로 통한다.'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공연은 제게 상당히 이색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무대 위의 아티스트도 아닌, 관객도 아닌, 무대와 관객의 틈에서 철저히 제3자로서의 입장으로서 공연을 봤는데요.(스태프의 자격으로 갔지만, 나일롱 스태프라 별로 한 일이 없었습니다.ㅎ) 그동안 제가 보지 못했던 무대의 많은 부분을 볼 수 있었던 기회여서 느끼는 바가 많았던 것 같아요.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소중한 기회였던만큼 한번에 다루지 않고 세번 정도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1. 이승환 공연 후기

2. 이한철&소히 공연 후기

3. 공연이 있기 전까지의 자투리 무대 이야기

 

 

공연 중에는 원래 사진 잘 안 찍는데 염치불고하고 한번 찍어봤습니다. 참고로 사진촬영은 사전에 허락을 해주시더군요. 여튼 술도 잘 안 마시는데 손은 왜 이리 떨리는지 쪽 팔리네요.

 

공연은 큐시트대로 예외없이 흘렀습니다. 어차피 생방송이 아닌 녹방으로 1시간만 편집되어 라디오로 나가는 것이라 좀 더 유연하게 할 줄 알았는데 짤없이 그대로 하더군요. 사실 시간이 꽤 지체되어서 오후 7시에 시작해서 9시에 끝날 공연이 10시가 훌쩍 넘어서야 끝났으니까요.

 

1. 사랑하나요.

2. 세가지 소원

3. 완벽한 추억

4. MC와 노가리 까기

5. 화려하지 않은 고백 (어쿠스틱)

6. 잘못 (어쿠스틱)

7.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어쿠스틱)

8. 물어본다.

9.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10. 그대가 그대를 (사전에 계획된 앙코르)

 

전체적으로 공연은 정규 공연이 아닌지라 조금은 빡빡한 느낌이 들었고요. 곡의 흐름도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게 뭐나면 원래하던 공연을 짜깁기해서 올린 느낌이랄까요? 바로 이전에 올라왔던 이한철 형님의 공연은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신나게 노는 분위기였다면 이승환 님의 공연은 12월에 있을 자신의 공연에 대한 홍보를 위한 일종의 비즈니스라는 느낌을 지배적으로 받았습니다.

 

또한, 아티스트가 진심을 다하지 않은 공연에 진심으로 즐기는 관객의 모습 사이에서 느껴지는 괴리감 속에서 제 자신은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참으로 알싸하면서 조금은 씁쓸한 기분까지 들게한 공연이었습니다. 일단 엄청난 음향 물량을 투입했음에도 느껴지는 사운드의 답답함과 당일 이승환씨의 컨디션 난조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티끌만큼도 즐길만한 구석이 없는 대단히 불만족스러운 공연이 펼쳐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공연에서조차 열정적으로 호응하는 여자 관객들의 모습은 '아.. 이건 무슨 사이비 종교 단체의 집회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아마 음악이 아닌 단순히 내 눈 앞에 보이는 '어떤 스타에 대한 동경심'이라는 것이 관객들의 귀와 마음을 닫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 못다한 이야기는 다음에 합죠.

 

 

2010년 11월 10일 수요일

순백색 아이팟의 마지막 혈통 5.5세대여.. 영원하라~~

 

뭐 제목은 거창합니다. 요즘 시대에 5.5세대라뇨.

근데 어쩌겠어요? 제 귀에 제일 좋게 들리는 걸요. 구관이 명관이라는 옛말도 있고 말이죠.

 

지금 현재 클래식 라인이 어디까지 나왔더라요? 아마 현재 클래식 라인이 160g이던가요? 나노도 말도 안 되는 디자인으로 나오고 있고 말이죠. 터치의 무궁무진한 기능이야 두말하면 손가락 아프죠.

 

그.. 래.. 도  전 애플의 마지막 마스터피스는 5.5세대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음악감상이라는 포인트를 두었을 때 말이죠. 일단 다른 모델보다 소리가 좋게 들립니다. 5.5세대 이후의 클래식 모델에는 DAC칩이 다른 모델로 들어갔다는 것은 귀동냥을 통해 듣기는 했는데요.

 

사실, 씨디피코리아에서 그래프도 보고 이거저거 많은 글을 읽었지만, 솔직히 어차피 감성을 자극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생활에 숫자나 과학 이론 따위를 들먹이기는 싫더라고요. 여튼 복잡한 것은 잘 모르겠고, 그냥 눈을 감고 들었을 때 기분이 좀 더 흥한다고 할까요? 소리가 더 찰진 소리가 납니다. 뭐랄까 쫀득쫀득 달라붙는 맛이 있다고 할까요.

 

예전에 5.5세대 이후 모델 중에 120g로 나온 클래식 모델을 구해서 사용해 본 적이 있었는데 저음역이 살짝 들떠있고 풀린 느낌이 드는게 사실, 별 차이가 아니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제게는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만큼의 차이로 다가와버리더라고요.

 

그리고 인터페이스에서도 5.5세대 이후에 인터페이스는 반땡해서 오른편에 앨범 커버가 경망스럽게 춤을 추고 있던데.. 저는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휠의 반응속도도 오히려 구형 모델보다 들쭉날쭉 반응을 해버리더라고요. 기기의 제어는 오직 휠만으로 가능한데 휠 작동에 불편함이 있다면 이건 크리티컬한 문제일 수 있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물론, 단점도 없을 수는 없겠죠. 일단 용량면에서 확실히 요즘 나오는 모델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은 용량이니 음악을 무손실 음원으로 듣는 분에게는 버거울 수도 있겠어요. 또한 배터리가.. 배터리가..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현재 위 5.5세대 두대 중 한대는 배터리가 거의 사망 직전이라 교체를 해야되는 상황이거든요.

 

암튼 몇가지 단점이 있지만, 저는.. 사.. 사.. 랑.. 아니 조.. 조.. 좋아.. 아니 사랑합니다.

 

P.S 아이팟 배터리 어디서 갈아요?

2010년 10월 22일 금요일

여전히 내 입맛은 칠드런 페이보릿 ??

그냥 나왔다길래 쌩까기는 아쉬운 마룬 5의 신보

 

 

여전히 천박하기 그지 없는 목소리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선율로 뒤범벅되어 있는 노래들

그리고 밑도 끝도 없이 달달하다가 끝나버리는 노래들

 

다 들어도 머리 속에 남는 곡이 한 곡도 없는게...

그래서인가? 자꾸 찾게 된다.

여전히 내 입맛은 칠드런 페이보릿인가벼...

 

그래도 기타톤만큼은 정말 대박.. 당췌 이 놈들의 리그는 무엇일까나?

 

일단 스테이지 기어를 살펴보자.

플로어에서 가장 쉽게 식별이 가능한 페달보드를 한번 살펴볼까나?

 

 

Switch Hazel, Fulldrive, Eternity, RMC Wah, DL-4, and a Keeley 4 knob compressor 그외 튜너 등

사실 별거 없는데?? 양놈들 페달보드에서 Line 6 DL4는 빠질 수가 없구나.

 

그 외는 좀 더 구글링 후에 보완을 해보자...

 

 

 

 

 

 

 

2010년 10월 8일 금요일

생각해봅시다...

 

 

성공과 행복을 동일시하고, 실패와 불행을 동일시하게 된 이래, 인간의 참된 행복이 무엇인가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다. 자기의 불행을 실패로 생각하고 있는 인간이야말로 참으로 가련한 인간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질투하는 자는 행복을 성공과 동일한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행복은 개인적인 것이며, 인격적, 질적인 것인데 반해, 성공은 일반적인 것, 양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공은 그 본질상 타인의 질투를 수반한다.

 

 

.......

 

야심가라고 불리는 '성공주의자'야말로 속물 중의 속물이다. 다른 종류의 속물들은 이따금 기분에 따라 속물 근성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노력가형의 성공주의자는 결코 궤도를 이탈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완벽한 속물이다.

 

야심가는 애당초 모험이라는 형이상학적 진리를 어떠한 경우에도 이해하지 않는 인간이다. 이 노력가형의 특징은 바로 상상력의 결핍이다.

 

 

......

2010년 9월 30일 목요일

... 뭐 그렇다고 합니다.

노래하지 않는 시인은 진정한 시인이 아닌 것처럼,

내면에 머무는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라고 할 수가 없다. 행복은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가 지저귀는 것처럼 저절로 겉으로 드러나게 남들을 행복하게 해 줄 때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완전 대따숑 멋진 말입니다.

성장통 없이 키 크면 반칙 아닌가요?

무엇이든지 지금보다 나은 자기 자신이 되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그에 못지 않은 성장통이라는 것이 수반된다고 생각합니다. 뭐.. 나만 그런가? 어쨌든...

 

 

여튼 요즘들어 책을 열심히 보려고 하는 중에 있습니다. (진작 좀 읽을 걸...)

 

최근에 읽은 책 중에 마쓰오카 세이고가 지은 "다독술이 답이다."이라는 책을 선물로 받은 후에 책의 내용이나 글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너무나 멋들어지게 느껴져서 그가 지은 저서를 몇 권 더 구입하여 보는 중에 있습니다.

 

그 중에 "知의 편집공학"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 이 책은 '편집공학'이라는 방법에 관한 입문서를 지향한다. 동시에 '편집은 인간 활동에 잠재되어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기술이다.' 라는 폭넓은 테마를 전개한다.

대개 편집은 신문이나 잡지, 영화나 텔레비전 텍스트와 영상을 자르거나 붙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편집자라고 하면 그런 일을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고 간주되어 왔다. 분명히 '잘랐다 붙였다 하는 것'도 편집 기능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책이 주장하는 편집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좀 더 여러 갈래에 걸쳐 다양한 현상에서 다이내믹하게 활동하고 있다. 알기 쉽게 말하면 우리 머릿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의 다수가 편집적이고 우리 커뮤니케이션의 본질 그 자체에 편집적인 것이 숨어 있다. -

 

라고 책 표지에 적혀 있습니다.

 

음.,. 책을 구입한지 4달 가까이 된 것 같은데 지금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아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것보다는 이 책에서 무엇을 얻어야할 지 모르겠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마냥 세이고 자신의 지식을 뽐내기 위한 한 마당처럼 보여서 내심 괘심해보이기도 해서 안 좋은 기분마저 듭니다.

 

아마 제 자신의 깊이가 부족한 탓에 이 책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언제가 될지 모를 나중에 다시 이 책을 봤을 때 '아.. 이 아저씨가 진정 하고 싶은 말이 이것이었구나.'라고 경탄할 그 날이 올 때까지 보다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물론 성장통과 함께...

이기주의자들에게 (혹은 내 자신에게...)

이기주의자는 기대하지 않는 인간이다. 따라서 또 신용하지 않는 인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는 항상 의심하는 마음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기브 앤 테이크'의 원칙을 기대의 원칙으로 생각하지 않고 타산의 원칙으로 생각하는 것이 이기주의자이다.

 

인간이 이기적인가 아닌가는, 서로 주고 받는 계산관계를 얼마나 먼 미래로까지 연장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이 시간적인 문제는 단순한 타산의 문제가 아니고, 기대의 문제, 상상력의 문제인 것이다.

 

현실세계에서 얻지 못한 것을 사후 세계에서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은 종교적이라 불린다. 이것이 칸트가 제시한, 신적 존재를 증명하는 논증의 요점이다.

 

이기주의자는 다른 사람이 자기와 다르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견제한다.

만일 모든 인간이 이기적이라고 한다면, 그의 이기주의도 성립할 수 없기 떄문이다. 이기주의자가 잘못 생각하는 것은 그 차이가 다만 계산상으로 나타나는 기한의 문제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다. 그리고 이 점은 그에게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증거와 다름없다.

 

이기주의자는 자신이 충분히 합리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그것을 공언하기도 하고 자랑하기까지 한다. 그는 자신의 이지의 한계가 상상력의 결핍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모든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것을 견제로 한 사회계약설은 상상력이 없는 합리주의의 산물이다. 사회의 기초는 '계약'이 아니라 '거대'이다. 사회는 기대라는 마술적인 구속력 위에 세워진 전통이다.

 

어떤 이기주의자든지 자기의 특수한 이익을 일반적인 이익이라고 주장한다.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이론이 만들어지고 있는가...

 

이에 반해 사랑과 종교에 있어서 사람은 오히려 분명하게 자기를 주장한다. 그들은 이론을 경멸하는 것이다.

이기주의라는 말은 항상 타인을 공격하기 위해 사용한다. 이것은 주의라는 것이 스스로 청하기보다는 반대자로부터 강요당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가장 일상적인 사례이다.

 

 

.... "어느 철학자가 보낸 편지"에서 읽은 내용이다.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2010년 8월 3일 화요일

그 주인에 그 사자

 

<동물농장>의 가장 뛰어난 생물학자들이 다시 의욕적으로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 성과가 나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추위와 주위 환경의 스트레스와 도시의 오염 물질에 견딜 수 있는 사자의 변종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도 성공은 즉각적이었다. 애완용 사자는 곧 대중의 총아가 되었다. 새끼 사자들은 매우 귀여웠다. 강아지보다 장난치기를 좋아하고 새끼 고양이보다 털이 더 복슬복슬한 새끼 사자들은 그야말로 아이들의 살아있는 마스코트가 되기에 딱 좋아보였다.

 

 사자를 줄에 매어 데리고 다님으로서 유행을 선도한 공인은 다름 아닌 프랑스 대통령이었다. 그는 이제 자기의 검은 라브라도르 사냥개로는 대통령의 위신이 서지 않는다는 것을 재빨리 간파했다. 국가 원수에게는 뭐니 뭐니 해도 백수의 왕이 어울렸다. 그리하여 금갈색 사자 한 마리가 엘리제 궁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 대통령이야 당연히 우러러 보는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존재였다만, 이 사자를 곁에 둠으로 해서 그의 위엄이 한결 돋보였다.

 

 유행은 빠르게 번져 갔다. 이제 주위 사람들의 기를 죽이는 데에는 사자를 갖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없었다. 물론 사자는 개나 고양이에 비해 구입하고 기르는 데에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었다. 하지만 사자를 가지고 있으면 자기가 남보다 앞서간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파리의 남녀들은 더 주저하지 않고 새끼 사자나 커다란 사자를 데리고 산책하는 것을 통해 스스로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물론 사고가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야수의 속성을 버리지 못한 일부 사자들이 거리에서 개를 잡아먹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스스로를 보도의 지배자로 여겨 오던 핏불 여러마리가 봉변을 당했다. 어떤 사자들은 고양이를 먹이로 선택했다. 주인들은 사자의 왕성한 식욕을 진정시킬 수가 없어 그저 아연한 눈길로 바라볼 뿐이었다. 사자는 엄청난 먹보였다. 그리고 아프리카 평원에서 기나긴 세월 동안 획득된 습성이 한 세대만에 사라질 리가 없었다.

 

 급기야 어떤 아이가 사자에게 물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자 애호가 협회는 그 사이에 벌써 강력한 압력 단제로 부상되어 있었다. 협회의 가장 든든한 응원군은 정육업자들이었다. 사자 한 마리가 하루에 먹어 치우는 고기는 약 10킬로그램에 달했다. 사자 애호가들이 늘어나면 늘수록 정육업자들의 수입이 늘어날 것은 자명했다. 그리하여 사자 주인들과 정육업자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친사자 연대가 형성되었다. 사자의 판매나 도시 지역 내의 통행을 제한하는 법안이 여러 차례 국회에 상정되었지만, 번번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통과가 좌절되었다. 의원들은 그토록 잘 조직된 수많은 유권자들의 불만을 사고 싶어하지 않았다. 사자의 유행은 이제 기정사실이었다. 사법부조차 사자 애호가들의 편이었다. 애완 동물에 관현 법규를 위반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준 사자 주인들이 늘어나고 있었지만, 법원의 늑장으로 그들에 대한 처벌은 마냥 뒤로 미뤄졌다. 재판이 벌어져도 경미한 벌금이나 단순한 경고 조치로 끝나기가 일쑤였다. 사자가 사람을 물어 죽인 사건인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물론 처음에는 개나 고양이의 애호가들과 어린이 보호 단체의 항의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내 힘없는 소수파가 되어버렸다. 개,고양이 먹이 제조업자들의 단체는 정육업자들의 단체만큼 부유하거나 강력하지 않았다. 사자 주인들과 사자보다 약한 동물의 주인들 사이에 일종의 대립관계가 형성되어 있기는 했지만, 사자에 반대하는 진영이 너무 겁을 먹고 있어서 그 대립이 표면화되지는 않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 중에 있는 하나의 에피소드에 담겨있는 글이다.

말도 안 되는 상식 밖의 이야기지만, 실제 현실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내가 돌아버린건지 세상이 돌아버린건지 도무지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미 사회의 톱니바퀴에서 벗어나버린 이 시점에서 신중하게 선택해야할 과제이다.

2010년 7월 18일 일요일

점점 음반가게를 찾아 보기가 힘들어집니다.

최근에 분당 서현역에 갈 일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가보니 하나 남은 음반 가게마저 문을 닫고 다른 점포가 들어서있더군요. 비록 협소한 공간이었지만 꽤 장사가 잘 되는 곳이었고,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꽤 재미가 쏠쏠할 정도로 좋은 음반들이 많았었는데... 그곳마저 문을 닫았다는 현실과 마주하니 참으로 많이 씁쓸합니다.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명동에 있던 파워스테이션이나 타워레코드를 주말마다 찾아다니며 있는 돈, 없는 돈 탈탈 모아 음반 구입했던 추억이 있을 정도로 저에게는 음반 가게는 단순한 음반을 파는 곳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곳이었습니다.

 

 

위 음반은 Eric Johnson'Alien Love Child / Live and beyond'(2000) 라는 음반입니다. 사실 이 음반을 소개하는데 제목에 음반가게를 운운하니 생뚱맞아 보일 수는 있겠다만, 구입하게 된 경로가 조금은 남다른 음반이기 때문이죠. 예전 분당 서현역에는 원래 음반 가게가 두군데가 있었습니다. 그 중 한군데가 장사가 안 되서 마감행사로 사장님께서 모든 음반을 반 가격으로 내놓으셨죠. 그때 운좋게 구입하게 된 음반이 바로 이 음반입니다. 사실 예전부터 구하고 싶었지만, 구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에 속하는 음반이라 선뜻 구입을 하지는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거든요. 아마 이 음반 외에 제프 벡의 벡콜로지라는 3장짜리 음반도 함께 구입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1. Zenland
 2. Last House On The Block
 3. Rain
 4. Enzo Shuffle
 5. Once A Part Of Me
 6. Don't Cha Know
 7. The Boogie King
 8. Elevator Sky Movie
 9. Shape I'm In
 10. World Of Trouble

 

신기하게도 정규 음반임에도 마지막 트랙인 'World of Trouble' 외에는 스튜디오가 아닌 실황 공연 녹음으로 되어 있습니다. 실로 대단한 자신감이 아닐 수 없지요. 요즘 우리나라 가수들은 무대 위에서도 입만 뻥긋거리거나 대여섯 단어만 직접 부르고 나머지를 미리 녹음된 목소리로 대체해버리는 기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마당에 정규 음반을 보정없이 라이브 무대에서 행했던 음원 그대로를 음반으로 발표하는 것은 우리 나라에서는 아마 찾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Alien Love Child'는 위 음반의 음반명이 아닌 에릭 존슨이 1994년에 결성한 사이드 프로젝트 밴드 이름입니다. 전작인 'Venus Isle' 을 녹음하는 중에 'Alien Love Child' 활동을 간헐적으로 하였는데 그것이 팬들에게 호응이 좋아서 스티브 바이Favored Nations 레이블에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적인 성격은 기존의 'Ah Via Musicom'(1990) 이나 'Venus Isle'(1996) 과는 노선이 많이 다릅니다. 기존 솔로 정규 음반은 블루스 연주에 기반을 둔 즉, 펜타토닉 스케일을 사용하면서도 마치 펜타토닉 스케일이 아닌 것처럼 코드를 분산하여 유려한 선율이 뽑아냄으로써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면, 위의 음반은 보다 정통 블루스 연주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음반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를 아는 분이라면 반드시 찾아서 들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솜사탕 같은 퍼즈톤은 역대 그가 녹음한 어떤 음반보다도 짙게 빛을 발하고 있고 'Once A Part of Me'는 기존 에릭 존슨의 작품이라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로 상당히 이색적인 곡으로서 아주 끈적하고 운치가 넘치는 곡입니다. 아마 객원보컬 Malford Milligan의 기막힌 역량 때문이기도 하겠지만요. 'Rain' 역시 스쳐지나가기에는 아까운 곡으로서 2002년 그래미 어워드 Best Pop Instrumental Performance 분야에 후보로 오른 바 있습니다.

 

만약 음반 구매하는 것에 부담이 되신다면 유튜브 등에서 Eric johnson / House Of Blues 로 검색을 하시거나 국내 P2P 사이트 등에서 Eric johnson / House Of Blues 동영상을 구하셔서 감상하시는 것도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2010년 7월 14일 수요일

상쾌하고 자유롭게...

조지 거슈윈의 곡을 들을 때마다 드는 지배적인 생각입니다.

 

스탠다드한 팝에서 재즈 그리고 클래식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 삽입되었던 "Rhapsody In Blue" 라는 곡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러시아계 미국인으로서 당시 미국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듯이 매우 자유롭고 젋고 싱싱한 음악을 발표해왔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곡은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 입니다.

 

 1. Allegro

 2. Adagio - Andante con moto

 3. Allegro agitato

 

총 3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곡은 전형적인 클래식의 형식을 따랐지만, 실제 표현되는 음표의 넘실거림은 클래식보다는 재즈 음악쪽에 두어발짝 가까이에 다가와 있습니다. 상당히 자유분방하면서, 신선합니다. 그렇다고 경박하거나 가볍게만 묘사되지는 않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호흡 조절이 절묘하게 잘 이루어져 있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히 회화적이라고나 할까요? 마치 눈을 감고 한편의 옛된 미국 영화를 보는 기분입니다. 아마도 이런 점 때문에 대중들에게 생소한 곡임에도 불구하고 김연아 선수가 자신의 프리 종목에서 이 곡을 테마곡으로 채택하여 사용했나 봅니다.

 

비록 재즈적인 요소가 많이 녹아있어서 한번에 귀에 들어오지는 않을 수 있겠으나, 그렇다고 난해하거나 뭔가 심오하게 보이려는 현학적인 요소는 없으므로 크게 부대끼지 않고 즐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한 여름에 잘 어울리는 아주 상쾌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2010년 7월 9일 금요일

그냥 좀 외롭고 공허한 이 마음...

이열치열이라고 빗대는 것이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외로울 때는 보다 외로운 음악 속에서 위안을 찾는 편입니다. 그때마다 꺼내 듣는 음반이 몇 장이 있는데 무심코 손을 뻗어보니 핑크 플로이드의 "wish you were here"가 손에 잡힙니다.

 

 

 

상당히 유명한 커버 디자인입니다.

불이 붙은 자기 자신과의 악수 그리고 공허한 뒷배경 그리고 사진을 둘러싼 빛바랜 흰여백은 무엇을 뜯하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잘 모르겠지만, 보는 순간 느껴지는 왠지 씁쓸하고 허탈한 감정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이 음반은 "Wish You Were Here"이라는 이름답게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 원래 있어야할 누군가가 부재함에 따라 생긴 빈 공간에서 느껴지는 공허함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에 있어서도 전작인 "Dark Side of The Moon"처럼 치밀한 구성 속에서 이야기를 풀기보다는 보다 느슨하면서 유연하게 넋두리를 하듯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1. Shine on You Crazy Diamond (part I-V)

 2. Welcome to The Machine

 3. Have A Cigar

 4. Wish You Were Here

 5. Shine on You Crazy Diamond (part VI-IX)

 

 총 다섯 곡으로 이루어진 이 음반은 로저 워터스가 전체적으로 책임을 맡고 하나의 콘셉트 주제를 사용한 두번째 음반으로써 이전 밴드 멤버였던 그리고 핑크 플로이드의 정신적 지주였던 시드 배릿의 커다란 부재에 대한 워터스의 생각을 주로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이 음반의 으뜸가는 트랙으로 꼽히는 'Shine on You Crazy Dianmond'는 원래 하나의 곡으로 수록하려 했으나 워터스를 제외한 다른 멤버의 반대에 부딫혀서 부득이하게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으로 나뉘어서 수록이 되어있을 정도로 긴 러닝타임을 자랑합니다. 이 곡은 처음 시작하여 8분 45초 가량의 긴 도입 연주가 펼쳐지면서 집요하게 Crazy Diamond시드 배릿을 위한 분위기를 끌어냅니다.

 

 도입연주는 건반 연주와 섬세한 프로그래밍을 소스로 뒷 배경을 그리고 그 위를 다른 톤의 건반연주와 데이빗 길모어의 클리어한 톤의 기타 연주로 선율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대단히 애상적이고 스산한 기분이 드는 연주가 이어진 후 MXR 페이즈 90으로 파형에 변화를 준 아르페지오 연주와 더불어 드러밍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곡이 시작됩니다. 이후 꽤 오랜 시간 하몬드 오르간의 반주 위에 펜타토닉 스케일에 기반을 둔 연주를 시작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킨 후에 시드 배릿을 향한 메시지가 전달이 됩니다.

 

Shine on You Crazy Diamond (part I-V)

 

Remember when you were young,

너가 어렸을 때를 기억해봐

you shone like the sun

너는 마치 태양처럼 빛났었지
Shine on you crazy diamond

너는 미칠듯이 빛나는 다이아몬드

Now there's a look in your eyes,

like black holes in the sky

지금 너의 눈은 마치 하늘 속 블랙홀처럼 보이는 구나
Shine on you crazy diamond

너는 미칠듯이 빛나는 다이아몬드

 

You were caught on the cross fire of childhood and stardom

너는 유년기와 스타덤의 십자포화에 사로잡혔었고,
blown on the steel breeze

강철로 된 바람에 의해 날아가버렸어
Come on you target for faraway laughter,

와라, 너는 아득하게 웃고 있는 자들의 표적이야

come on you stranger

와라, 너는 이방인이고
you legend, you martyr, and shine!

너는 전설이고, 순교자이며 빛이야 !!!

 

You reached for the secret too soon,

넌 너무나 빨리 그 비밀을 잡으려 손을 뻗었고

(아마, 시드 배릿의 약물 복용에 대한 언급 같습니다.)

you cried for the moon

넌 달을 향해 울부짖었어

(moon는 위 문장의 soon과 어감을 맞추기 위해 사용된 단어이자,

마약 복용으로 인해 활동이 불능이 되어버린 것에 대한 내용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Shine on you crazy diamond

너는 미칠듯이 빛나는 다이아몬드
Threatened by shadows at night,

밤 하늘 아래 그림자에게 위협받고

and exposed in the light

그 빛에 드러나버린
Shine on you crazy diamond

너는 미칠듯이 빛나는 다이아몬드

 

Well you wore out your welcome with random precision
rode on the steel breeze

그래, 강철로 된 바람을 탄 무작위의 신중함과 함께한

너의 환대는 낡아 떨어져버렸어
Come on you raver, you seer of visions,

와라, 너는 방탕아, 몽상을 바라보는 현인
come on you painter you piper, you prisoner, and shine!

와라, 너는 화가, 뜨내기 음악가, 죄수 그리고 빛이야 !!!

 

 

 Shine on You Crazy Diamond (part VI-IX)

 

Nobody knows where you are,

아무도 너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how near or how far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 혹은 멀리 있는지
Shine on you crazy diamond

너는 미칠듯이 빛나는 다이아몬드
Pile on many more layers

무수히 많은 층들이 쌓여가고

and I'll be joining you there

나는 거기에서 너와 만나게 되겠지
Shine on you crazy diamond

너는 미칠듯이 빛나는 다이아몬드

 

And we'll bask in the shadow of yesterday's triumph,

그리고 우리는 어제의 승리라는 그림자 속에서 몸을 녹이겠지
and sail on the steel breeze

그리고 강철로 된 바람을 타고 가겠지
Come on you boy child, you winner and looser

와라, 너는 어린 남자아이, 승자이면서 패자
Come on you miner for truth and delusion, and shine!

와라, 너는 진실과 망상을 캐는 광부 그리고 빛이야 !!!

 

 

 가사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시드 배릿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그를 의지했었던 로저 워터스의 마음들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시드 배릿은 핑크 플로이드의 데뷔 앨범인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까지만 활동을 했으며, 당시의 음악적 색깔과 그 후의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적 색깔은 마치 다른 밴드인마냥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시드 배릿이 핑크 플로이드 특히, 로저 워터스에게 끼친 영향은 정말 대단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는 음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Wish You Were Here' 역시 시드 배릿에 대한 그리움을 그리고 있는 곡이면서 'Shine on You Crazy Diamond'와는 다르게 어쿠스틱한 악기들로 편성되어 대중들에게 편하게 들려줄 수 있는 곡이면서도 여백이 많이 느껴지는 어레인지로 시드 배릿의 부재로 인한 공허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 Welcome to The Machine, Have A Cigar 등의 곡은 여기서 다루기에는 주제의 방향이 달라서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가서 보다 자세히 다루어볼까합니다.

 

위 음반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는

http://en.wikipedia.org/wiki/Wish_You_Were_Here_(Pink_Floyd_album)

에서 상당히 자세히 얻을 수 있습니다.

 

SHINE ON YOU CRAZY DIAMOND 1-5
Stratocaster
- intro (neck pickup); clean signal with adjusted tone control
- Syd’s theme/sax solo (bridge pickup); clean signal with MXR Phase 90
- solo 2 (neck pickup); Colorsound mild boost
- solo 3 (bridge pickup); Colorsound heavy boost with MXR Phase 90
- rhythms (bridge pickup, 2 guitars paned left/right); Colorsound heavy boost

live
1974 -’75 (pre-release)
Stratocaster, neck pickup
- all parts; Colorsound mild boost with MXR Phase 90 and echo
Note: David did not play the intro solo on this early version.

1977 (post-release)
Stratocaster (neck pickup unless otherwise noted)
- intro solo; clean signal with Dynacomp
- Syd’s Theme; Dynacomp, Colorsound mild boost, Electric Mistress and delay (long feedback)
- “clean” solo; Dynacomp, Colorsound mild boost and delay
- “heavy solo” (bridge pickup); Muff, Colorsound mild boost and delay
- rhythms and middle solo; Dynacomp, Colorsound mild boost and delay
- outtro (sax solo); Dynacomp, Electric Mistress and delay
Note: Although the Yamaha rotating speaker was on for most songs, it’s a dominating effect while performing Shine On.

 

WELCOME TO THE MACHINE
studio
Acoustic steel string guitar
Stratocaster, middle pickup (playing fill-ins with a clean sound)

live (1977 only)
Stratocaster, middle pickup
- rhythm; Dynacomp, Colorsound mild boost and Electric Mistress
Note: Roger played acoustic guitar on live performances.

 

HAVE A CIGAR
studio
Stratocaster, bridge pickup
- rhythm/main riff; Colorsound heavy boost with MXR Phase 90
- solo/rhythm fills; Colorsound heavy boost with MXR Phase 90

live
1975 (pre-release)
Stratocaster, bridge pickup
- rhythm and solo; Colorsound heavy boost and echo

1977 (post-release)
- rhythms; Colorsound heavy boost and delay
Note: Snowy White did all leads on this ‘77 version.

 

WISH YOU WERE HERE
studio
Acoustic 12-string guitar
Acoustic steel string guitar
Fender Stringmaster twin neck pedal steel

live (1977 only)
Stratocaster, neck pickup
- solos; Dynacomp and delay
Note: Snowy played an Ovation acoustic guitar.

 

SHINE ONE YOU CRAZY DIAMOND 6-9
studio
Stratocaster, bridge pickup
Fender Stringmaster twin neck pedal steel with open G tuning D G D G B E
- slide solo/intro; Fuzz Face
- rhythms during slide solo (2 guitars); Colorsound mild boost
- rhythm; Colorsound heavy boost
- Syd’s theme; clean signal
- rhythm/outtro jam; clean signal and MXR Phase 90

live
1974 -’75 (pre-release)
Stratocaster
Fender Stringmaster twin neck pedal steel with open G tuning D G D G B E (June 1974)
Jedson lap steel with open G tuning D G D G B E (winter 1974 and 1975 tour)
- slide solo/intro; Fuzz Face and echo
- rhythm (neck pickup); Colorsound mild boost with MXR Phase 90
- Syd’s theme (neck pickup); Colorsound mild boost with MXR Phase 90 and delay
- rhythm/outtro jam (bridge pickup); Colorsound heavy boost with MXR Phase 90

1977 (post-release)
Stratocaster (neck pickup unless otherwise noted)
Jedson lap steel with open G tuning D G D G B E
- slide solo; Muff and delay
- rhythms; Dynacomp, Colorsound mild boost and delay
- Syd’s Theme; Dynacomp, Colorsound mild boost, Electric Mistress and delay (long feedback)
- mid-section jam and outtro solo (middle pickup); Colorsound heavy boost and mild delay
Note: On the slide solo, David’s guitar is automated through a custom quadrophonic unit at the mixingconsole.

 

2010년 7월 1일 목요일

평범하지 않은 인생

'평범하지 않은 인생'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많이 해봤을 겁니다. '나는 남들과는 다르게 한번 뿐인 인생 멋있게 살고 싶다.'

근데 반대로 묻자면 평범한 인생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요?

 

평범한 인생이라...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평범한 인생이죠? 공무원? 샐러리맨?

 

평범한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듯 보이는 사람들도 모두 그 속에는 하루 하루 다른 스토리의 희극과 비극이 동시상영 중이지요. 그 누구도 남의 인생을 평범하고 고리타분한 인생이라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노래 한 곡 소개하려고 했는데 잡소리가 너무 길었습니다.

 

ash - A Life Less Ordinary

 

 

 

위의 사진을 보면 짐작하시는 분들도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인질'이라는 제목으로 상영된 영화 "A Life Less Ordinary"에 삽입된 음악입니다.

 

사실 ash라는 밴드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위의 곡은 조금 남다른 인연이 있어서 지금도 대단히 자주 듣는 곡입니다. 물론 그런 인연 때문에 지금까지 듣는 것은 아니고 확실히 좋은 노래이기도 합니다.

 

I smoke myself into a haze in the afternoon
오후의 몽롱함 속에서 난 담배를 한대 피웠어

Enveloped heart, and the air is cool
닫혀진 마음, 공기는 상쾌했지

Put on your dress, white Goddess
하얀 여신이여, 드레스를 입으세요.

And Settle in as the weather folds
날씨가 포근할 때 나에게 내려오세요.

In the slow haze of the afternoon
오후의 나릇한 몽롱함 속에서

Swaying hips, made like a gun
엉덩이를 흔들며, 마치 총과 같이

Blackest sails, the most beautiful
제일 검은 돛을 달고, 가장 아름다운

 

Star....
별인..

 

In the world, in the air, on my tongue
이 세상에서, 이 공기 속에서, 내 혀 위에서

Before my eyes, beyond the stars, beneath the sun
내 눈 앞에서, 별 위에서, 태양 아래에서

 

So....
그러니까 제발..

Take me in your arms again, lead me in my dreams again
너의 품으로 날 다시 데려가줘, 내 꿈 속으로 다시 안내해줘

 

So.....
그러니까.....

What is it worth?, I'll sell my soul, what is it worth?
그게 무슨 가치가 있냐고? 내 영혼을 팔겠어, 무슨 가치가 있냐고?

Only you know
넌 알겠지


You were conceived in my heart, came like a dream
넌 내 마음 속에, 마치 꿈처럼 나타났었어

To save me from my mortality
나를 죽음에서 구해내었지

Put on your dress, white Goddess
하얀 여신이여, 드레스를 입으세요

And settle in as the weather folds
날씨가 포근할 때 나에게 내려오세요

Our lives will be entwined, even when I die
우리 인생은 같이 얽히게 될 거예요, 제가 죽는 날까지도

I'll see you through 'till the end of time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을 볼 거예요

No earthly bride, the most beautiful
이 세상엔 존재하지 않는 신부, 가장 아름다운

 

Star....
별인....


In the world, in the air, on my tongue
이 세상에서, 이 공기 속에서, 내 혀 위에서

Before my eyes, beyond the stars, beneath the sun
내 눈 앞에서, 별 위에서, 태양 아래에서


So....
그러니까....

Take me in your arms again, lead me in my dreams again
너의 품으로 날 다시 데려가줘, 내 꿈 속으로 다시 안내해줘


So.....
그러니까.....

What is it worth?, I'll sell my soul, what is it worth?
그게 무슨 가치가 있냐고? 내 영혼을 팔겠어, 무슨 가치가 있냐고?

Only you know
넌 알겠지

 

Take me in your arms again, lead me in my dreams again
너의 품으로 날 다시 데려가줘, 내 꿈 속으로 다시 안내해줘


So.....
그러니까.....

What is it worth?, I'll sell my soul, what is it worth?

그게 무슨 가치가 있냐고? 내 영혼을 팔겠어, 무슨 가치가 있냐고?

I'll sell my soul, what is it worth?
I'll sell my soul, what is it worth?

 

대단히 헤비한 기타 사운드가 무수하게 오버 더빙되어 있는 소리의 어울림 속에 ash 특유의 열라띵꽁한 목소리의 선율이 덧대여져 묘한 기분이 들게 하는 곡입니다.

 

따로 싱글 커트된 것 같기는 한데 요즘에는 아마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혹은 "Alternative Nation 2" 라는 모음집 형식의 음반에도 수록되어 있으니 꼭 한번 들어보셨으면 좋겠네요.

 

 

2010년 6월 28일 월요일

느림의 미학

요즘 같이 신속의 속도로 모든 것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시대에 '느림의 미학'이란 어쩌면 대단히 사치스러운 단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한번쯤 있는 시간을 쪼개서 노력을 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들어본 음악 중에 가장 느리고 지루한 곡 중에서 그래도 듣기 좋은 곡 하나를 소개합니다.

개인적으로 브람스 이상 가는 남자의 음악(?)을 한다고 생각하는 브루크너의 교향곡 8번입니다.

 

 

위의 음반 자켓은 세르쥬 첼리비다케가 뮌헨 교향악단을 이끌고 연주한 실황 녹음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브루크너 8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반이지요. 가장 먼저 들었던 연주이기도 하지만, 참 친해지기 어려웠던 연주인지라 그 애정이 조금은 남다른 것 같습니다. 더구나 힘들게 구했지요. 가격도 가격이지만, 인기가 나름있는 음반이라 구하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1. Allegro Moderato (21:32)

2. Scherzo, Trio (16:05)

3. Adagio, Feierlich Langsam, Doch Nicht Schleppend (35:31)

4. Finale : Feierlich, Nicht Schnell (32:23)

 

위의 곡 러닝타임을 보면 알겠지만, 참... 깁니다. 대단히 길죠. 더구나 첼리비다케의 지휘라서 더욱 깁니다. 피에르 불레즈의 연주와 비교하면 불레즈의 브루크너 8번은 뻥 좀 보태서 댄스곡이지요.

 

1악장부터 듣기 부담스러우시면 우선 4악장부터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악장의 도입부가 아주 멋드러지거든요. 뭐랄까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코끼리가 위에서 저를 밟는 느낌이랄까? 어두운 거대한 무엇인가가 저를 찍어누르는 느낌이랄까요? 음악을 감상하면서 이러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상당히 신선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4악장만해도 30분이 넘어가니 이것도 사실 친해지기는 쉽지 않네요.

 

여튼 이런 류의 음악은 듣자마자 친해지기가 참 힘듭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느릿느릿하면서 무겁게 했던 말을 하염없이 반복한다고나 할까요? 더구나 그냥 음악만 듣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나 길기 때문에 더욱 견디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1분 안에 모든 매력을 보여주는 곡들이 널려있는 세상에 이런 교향곡들이 혈기 왕성한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되기는 참으로 힘들지요.

 

저도 이런 교향곡을 들을 때마다 일종의 '지루함'이라는 벽에 늘 한번씩 마주하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 이런 곡과 친해지기 위한 방법이 하나가 있는 데 바로 음악을 듣는 내내 다른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을 하든지, 혹은 독서를 하든지 말입니다. 그냥 무의식적으로 듣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보면 어느 순간부터인가 곡의 전체적인 숲이 보이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늘 지겹고 무겁고 답답하기만한 음악 속에서 조금씩 호감을 가질 만한 구석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지요.

 

후후.. 참 남들이 보면 쓸데없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겠죠?

세상에 3분짜리 달콤한 노래가 너무나 많은데 굳이 100분에 육박하는 한 곡을 듣기 위해 이러한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 것은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어리석어 보이는 것이 당연해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어리석게 음악감상을 하는 이유는 어떤 '한방'을 위해서입니다. 어떤 한방이냐면 뒷덜미를 강타하는 '팡!!' 혹은 '짜르르~~' 같은 한방을 먹는 즐거움이랄까요? 3분짜리 곡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랫도리에서부터 스멀스멀 올라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뒤통수에서 터지는 그 한방이라는 즐거움말입니다.

 

또한, 이러한 마조히즘스러운 음악감상은 다른 종류의 음악을 듣는 것에 큰 도움이 됩니다. 뭐랄까 제가 들을 수 있는 음악의 스펙트럼을 한없이 넓혀준다고 할까나요? 세상의 모든 음악을 열린 자세로 그리고 긍정적으로 들을 수 있게 되는 촉매제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하긴 그 지겨운 100분짜리 곡이 좋게 들리기 시작하는 데 어떤 음악이 달콤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

그리고 다른 이런 매머드급의 교향곡과 친해지는 것에 대한 좋은 예방 주사가 되기도 하고요.

 

원래 몸에 좋은 약은 쓰다고 합니다. 'No pain No gain' 이라는 글구도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고요.

여러분들도 한번 도전해보시지요. 불쾌한 경험만은 아닐 겁니다.

 

 

2010년 6월 27일 일요일

가끔은 절실히 원래 그 자리에 있고 싶어할 때가 있다.

 

긴 세월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살아오면서 어떤 일들을 시도할 때,

그 일의 성공여부는 처음 출발선에 올라섰을 때의 마음가짐 상태에 따라 그 결과가 갈리고는 했었던 것 같다.

 

과연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을 때 상대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까하고 스스로 물어보자면,

차분한 마음, 들뜨지도 않고, 쳐지지도 않은 평균선의 마음상태일 때 비교적 내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었던 것 같았고, 그 결과물 역시 내가 납득할만한 수준을 늘 유지해주었던 것 같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요즘 무언가를 시작할 때 차분한 평균선의 마음가짐을 갖추기 위해 자주 듣는 곡이다.

왜 이 곡을 듣게 되었는지는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듣는 순간 느낀 그 기분은 지금도 또렷히 기억이 나며, 지금도 들을 때마다 그 유쾌했던 기분이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

 

첫 아리아에서 G음이 두번 울리면서 나를 원래 내가 있던 그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신호가 종소리처럼 울려온다. 그리고 느릿한 멜로디가 놀라울 정도로 나를 빨아들이고 다음부터 펼쳐질 30곡의 변주곡을 들을 준비를 하게 해준다.

 

30곡의 변주곡들은 적당하고 비교적 일률적인 빠르기로 펼쳐지며, 선율은 부드러운 곡률의 파형을 그리면서 나의 기분을 적당히 들었다 놨다하지만, 궁극적으로 나를 내가 있어야 할 곳, 원래의 그 자리에 차분히 올려놓는다.

 

그리고, 첫 아리아가 다시 한번 반복되면서 이 곡의 종지부를 찍게 된다.

 

이처럼 한번 듣고 나면, 마음 속은 고요해지고,

시작할 무언가에 대한 이유없는 두려움과 망설임은 사라지고,

시작할 무언가에 몰두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갖쳐주고 이 곡 자체는 사라진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여전히 첫 아리아를 제외하고는 머릿속에 이 곡의 선율은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듣고 난 후의 고요하고도 유쾌한 기분의 그 긴 여운은 사라진 선율의 기억보다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

 

* 첨부된 음반 자켓은 골드베르크 음반 중에 가장 유명한 1955년에 발표된 글렌 굴드의 연주 자켓이다.

모노로 레코딩되어 비록 협소하게 들리지만, 아찔한 속도로 치닿는 연주는 듣는 내내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해준다. 훗날 많은 피아노 연주가가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녹음하게 한 일등 공신 역할을 한 음반으로 골드베르크 연주를 논할 때 절대 빠질 수가 없는 음반이다.

 

그 외에 글렌 굴드의 1981년 음반, 빌헬름 켐프의 연주, 안드라스 쉬프의 ECM에서의 연주, 최근에는 예프게니 코롤리오프의 연주가 많이 추천되고 있다.

 

그리고 추가로 추천하는 음반은 안드레이 가블리로프의 연주이다. 개인적으로 AABB 구조로 도돌이표를 모두 지킨 버전을 선호하는 편인데 그러면 러닝타임이 애매해져서 코롤리오프 경우는 2장으로 엮어서 나온 상황이다. 여튼 한장에 AABB 구조로 연주되었으며, 음색은 쉬프의 ECM 신보에 조금은 못 미칠 수도 있지만, 연주의 밸런스나 담백한 맛에 있어서 쉬프의 ECM 신보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2010년 6월 26일 토요일

so so...

그냥 그래...

 

그 참을 수 없는 따분함, 지루함...

 

 

"에피톤 프로젝트"는 차세정이라는 사람 혼자 활동하는 팀(?)이다. 마치 유희열의 토이 같은 것이랄까.

 

에피톤이라는 단어는 생소한 단어인데 일본의 어떤 아티스트의 곡 제목이라고 하더라. 차세정씨가 자신의 이름 대신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곡에서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았나 보다.

 

여튼 최근에 "유실물 보관소"라는 정규 앨범이 나와서 찾아 듣게 되었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제법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것 같고, 블로그를 찾아가 보아도 긍정적인 평이 다수라 나름 진지하게 들어보았다.

 

01. 유실물 보관소
02. 반짝반짝 빛나는 (vocal 조예진 from 루싸이트 토끼)
03. 한숨이 늘었어 (Duet with 이진우)
04. 선인장 (vocal 심규선)
05. 좁은 문
06. 이화동 (Duet with 한희정)
07. 해열제 (vocal Sammi)
08. 시간
09. 손편지
10. 서랍을 열다
11. 오늘 (vocal 심규선)
12. 봄의 멜로디
13. 유채꽃

 

전체적인 사운드 자체는 모난 곳 없이 깔끔하게 잘다듬어졌다. 이따금씩 생뚱스러운 음향이 첨가된 것이 눈에 밟히기는 하지만...

 

음악풍은 자신의 입으로 윤상과 토이의 음악을 토대로 공부를 했다고 했듯이...

전형적인 90년대 초반의 전형적인 발라드 위에 요즘 소리들을 섞어 만든 레트로 뮤직이더라.

 

튀는 곡 없이 술술 들리는 대신 기억에 남는 곡이 없다. 그야말로 그냥 그렇다는 느낌 외에는 와닿는 것이 없다.

작사도 그렇고 오히려 지나치게 감정에 호소한다고 할까나. . 지지부진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고 따분하다.

 

 

혹시 이 음악 속에 내가 예전에 잃어버렸던 무엇이 보관되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찾지 않고 잃어버리련다.

 

2010년 6월 25일 금요일

보편적으로 좋은 음악이 존재할 수도 있다.

음악이라는 것은 철저한 기호 상품이어서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좋은 음악은 없다고 생각하는 주의이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그런 음악이 소수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 중에 한장이 클로드 볼링과 장 피에르 람팔의 협연이 담긴 "Suite for Flute and jazz piano trio"이다.

 

어머니께서 매우 아끼는 음반이어서 내가 꼬맹이 시절부터 지금까지 일요일 아침이면 심심치 않게 거실 스피커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나도 퍽이나 좋아하는 음반인지라 주변에 아끼는 사람이 있으면 망설임없이 나누어 주고픈 음악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놓고 정작 사준 적은 한번 밖에 없는 것 같지만서도...)

 

내 경우에는 음악이 참 듣고 싶은데 마땅히 뭘 들어야하나 고민이 될 때 늘 안전빵(?)으로 집어서 듣는 음반인데 역시 들을 때마다 "음... 탁월한 선택이야~"라고 혼자 중얼거리게 만드는 음반이다.

 

 

"Suite for Flute and jazz piano trio"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클로드 볼링에 의해 1973년에 작곡되었으며 1975년에 CBS 마스터웍스에서 발표되었다.

 

연주 멤버는

 

  • Jean-Pierre RampalFlute, Bass flute on "Versatile"
  • Claude BollingPiano
  • Max Hediguer — Bass
  • Marcel Sabiani — Drums
  •  

    로 구성되어 있고, 당시 클래식계 유명 플룻 연주가인 장 피에르 람팔과의 협연으로 그 시대에는 흔치 않던 재즈와 클래식의 "크로스오버"가 이루어져 많은 이목을 끌었으며 상업적으로도 빌보드 탑 40에 530주동안 머무르는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지금까지도 크로스 오버 최대의 역작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까지도 4번 정도의 다른 레이블을 거쳐 리마스터링된 CD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얼마나 오랫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1. Baroque and Blue (5:18)
    2. Sentimentale (7:44)
    3. Javanaise (5:22)
    4. Fugace (3:54)
    5. Irlandaise (3:03)
    6. Versatile (5:08)
    7. Veloce (3:40)

    일단 첫 곡부터 들으면, "아~ 이 노래.."라고 할만큼 익숙한 멜로디가 나오며. 다음곡도 그리고 다다음곡도 온통 익숙한 멜로디 뿐이다. 처음 재즈를 접하는 사람도 기존의 난해함이라는 선입견 따위는 고이 접어버려도 될 정도로 온통 쉽고 달콤하게 들리는 곡들로 가득 차있다. 그러면서도 진부하고 뻔한 느낌조차 들지 않으니 신기할 노릇이다. 더구나 세상에 나온지 30년이 훌쩍 지난 음반임에도 쾌쾌한 세월의 냄새는 전혀 나지 않고 오히려 들을 때마다 신선하다.

     

    플룻 특유의 목가적인 음색과 통통 튀는 피아노 연주와의 하모니는 언제 들어도 참 깜찍하고 아기자기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굳이 듣는 머리 속에 떠오른 이미지가 있다면 하늘하늘한 연분홍 색상의 리본 달린 레이스 같다고 할까나... 바로크 양식이 내재되어 있는 만큼 화려한 이미지를 지우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남자들이 듣기에 부대끼는 정도는 아니니 징 박힌 가죽 재킷을 입고 시내를 누벼대는 바이크 마초 형아들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2010년 6월 24일 목요일

    첫 눈에 반했다.

    개인적으로 의심이 매우 많은 편에다가 스스로 대단히 변덕스로운 성격이기에

    첫 눈에 누군가에게 마음을 쉽게 주지는 않는 편이며, 혹여나 주더라도 부리나케 토라져버리는 지랄맞은 성격이라고 늘 자부해왔으나,

     

    역시나 예외는 존재하는 것 같다.

     

     

    바로 첫눈에 반한 상대는 "슈만의 피아노 4중주 E flat Major Op.47"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곡이 아직까지 손에 꼽을 만큼의 숫자밖에 레코딩이 안 된 것이 매우 의아할 정도이다.

     

    내가 가지고 음반은 글렌 굴드줄리어드 실내악단이 협연한 연주로 기존의 글렌 굴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의외의 연주일 수 있는 음반이다.

    본래 늘 혼자있기를 좋아하고 바흐 같은 고전주의 연주를 장기로 삼는 그가 슈만의 곡을 그것도 4중주곡을 녹음했으니 말이다.

     

    Glenn Gould (piano) &
    Members of Juilliard String Quartet
    Robert Mann (violins)
    Raphael Hillyer (viola)
    Claus Adam (cello)

     

    여튼 각설하고 글렌 굴드의 연주 외에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서 이 음반을 구했지만, 인터넷 서핑을 한 결과 대체로 괜찮은 평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을 하고 들을 수 있었다.

     

    I. Sostenuto assai - Allegro ma non troppo (9:02)

    II. Scherzo. Molto Vivace - Trio I - Trio II (3:42)

    III. Andante cantabile (7:59)

    IV. Finale. Vivace (7:09)

     

    총 4악장에 러닝타임은 30분에 조금 못 미치는 곡으로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거부감 없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낭만주의파 작곡가답게 탄탄한 구조보다는 유려한 선율이 보다 돋보이며, 동시대의 음악적 동지인 쇼팽의 음악보다 더 절절하면서 조금은 거친 느낌이 잘 살아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3악장 안단테 칸타빌레가 매우 유명한데 그 유려한 선율은 그 누가 듣더라도 "와.. 이렇게 아름다운 곡을 왜 이제서야 듣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차있다.

     

    도입부에서 비올라와 바이올린이 서로 주선율과 부선율의 포션을 스위칭해가며 피아노의 반주 위에 선율을 그려낸다. 그리고 1분 30초부터 피아노 역시 멜로디를 함께 연주해가며 일찍부터 곡의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시작한다. 그 후 잠시 숨을 고른 후 느리게 현악기가 곡을 이끌어나가며 피아노가 덧대여진다. 마지막으로 다시 비올라와 바이올린이 도입부와 같이 주선율과 부선율을 연주하면서 잠시 소강 상태였던 곡에 마지막 활력을 불어넣으며 피아노의 연주와 함께 클라이막스로 치닿고 마침내 첼로의 주선율 연주로 곡은 마침표를 찍는다.

     

    마지막 악장인 4악장 피날레, 비바체는 이 곡에서 가장 전투적인 곡으로 글렌 굴드 특유의 전율스러운 터치가 빛을 발하는 곡이다. 전 파트에서 서로 잡아먹을 듯이 연주를 하며 듣는 이를 초긴장 상태로 밀어넣는다. 이러한 경합은 3분이 지나서야 조금은 주춤해지며 서로 숨을 고르게 된다. 그렇지만 절대로 긴장의 끈을 놓지는 않는다. 그리고 5분이 조금 지나서부터 서로의 페이스를 올려가며 다시 한번 혼신의 힘을 쏟아 경합을 벌이며 곡의 끝을 맺는다. 어지간한 하드록 이상의 에너지가 담긴 곡으로 들을 때마다 "화~~"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속이 후련해지는 곡이다.

     

    그 외에 1, 2악장 역시 앞서 다룬 3,4악장 못지 않게 넘치는 활력과 유려한 선율을 담고 있다.

    사실 실내악 연주는 클래식의 범주 내에서도 접근하기 상당히 부담스러운 카테고리이지만, 이 곡만큼은 그 누구도 쉽게 감동받을 수 있는 곡이라고 자신한다.

     

    위의 글렌 굴드의 협연 음반은 슈만 피아노 4중주 외에 브람스 피아노 5중주를 커플링곡으로 수록하고 있다.

    다만, 브람스 피아노 5중주(with Montreal String Quartet) 경우 녹음 시기가 오래된지라 음질면에서 마이너스가 될만한 여지가 다분히 있지만, 연주 자체는 슈만의 피아노 4중주 그 이상의 대단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음으로 반드시 일청해 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작곡가이면서 음악 교육의 개혁자인 졸탄 코다이가 슈만의 글을 인용해 자신의 학생들에게 한 연설문입니다.

    비록, 클래식 음악을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문이지만,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음악을 사랑하고 공부하고 평생 함께 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은 딱딱한 글일 수도 있으나 한 문장, 한 문장 참으로 가슴에 와닿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한번 읽어봅시다.

     

     

    학생 여러분, 방학을 맞이하는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두세달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정원사가 두 달 동안 공원을 돌보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누가 좋은 음악가일까요? 100년 전 슈만은 이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나는 이 글이 여러가지 번역판으로 나와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학생들이 읽어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책이 도서관에서 대출된 것은 단 한번 뿐입니다. 지금의 똑똑한 학생들조차 최신시설의 도서관이 주는 편리함을 이용하지 않는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저는 음악학자가 아니라 진실로 음악가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고, 그들이 읽을 가치가 있는 몇 권의 책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이것들 중 하나가 슈만의 글입니다.

     

    무엇보다 귀를 훈련시켜야 합니다. 종소리, 유리 소리, 새소리, 자동차 소리에서도 음을 찾아보십시오. '절대음감'이란 신화는 천부적인 것이 아니라 훈련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사실 "A"라는 음도 국제회의를 통해 결정되기 전까지는 지역마다 달랐습니다.

     

    원래의 빠르기로 연주하세요. 어떤 사람은 술 취하듯이 비틀대며 연주합니다. 본받지 마세요. 기본적인 법칙을 공부해서 화성학이나 대위법 같은 학구적인 용어가 나올 때 긴장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음악을 평범하게 연주하는 것보다 쉬운 음악을 아름답게 연주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음악은 손가락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악기 없이도 속으로 음악을 연주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피아노를 2년동안 공부해 온 한 소녀가 3주 동안 모차르트를 연습해왔습니다. 레슨 시간에 늦게 도착한 이 아이가 마침 연주 중이던 선생님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이 지금 연주하고 있는 곡이 뭐에요?"

     선생은 놀라서 대답했습니다.

     "오늘 레슨받기 위해 연습해온 곡이잖니?"

    왜 소녀는 그 곡을 몰랐을까요? 그 이유는 선생님이 전혀 틀리지 않고 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곡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 시대의 음악 교육의 결과가 바로 이것입니다.

     

    날마다 음악을 공부하면서 피곤하다고 느낀다면 중지해야 합니다. 맑고 신선한 느낌없이 공부하는 것보다는 쉬는 편이 낫습니다. 쉬면서 시를 읽으십시오. 브람스는 "잘 연주하려는 사람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음악가는 위험한 직업입니다. 수많은 연주가들이 건강을 소홀히 여겨왔습니다. 클라라 슈만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가장 큰 교육은 바로 건강유지였다.'고 고백했습니다.

     

    유행하는 것만 연주하지 마세요. 유행하는 곡은 곧 유행에 뒤처지는 것이 됩니다. 사람은 설탕이나 초콜릿만으로 살 수 없습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의 대가들은 풍부한 음악적 영향분을 제공해왔습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먹어야 합니다. 좋지 않은 음악은 퍼지지 않게 하세요. 그러나 그 전에 당신은 무엇이 좋고, 나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연주가 훨씬 유연해지고 탄력이 생겨서 생동감으로 가득해질 것입니다.

     

    악기를 사랑하세요. 그러나 자신의 악기가 최고라는 자만심을 가지지 말아야 합니다. 최고의 음악은 앙상블입니다. 모든 사람이 제1바이올린만 고집한다면 어떻게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지겠습니까?

     

    자, 그러면 누가 좋은 음악가일까요? 만약 당신이 특별히 어떤 곡에 자신이 없다거나 연주가 끝날 때까지 그 속에 빠져 있을 수 없다면 좋은 음악가가 아닙니다. 우연히 악보가 두 장이 넘어갔을 때 연주를 멈춘다면 그 사람도 아닙니다.

    좋은 음악가란 처음 보는 악보를 접했을 때 그 속에서 무언가를 꺼낼 수 있고, 아는 악보를 보고 그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예상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다시 말해 음악이 손만이 아닌, 머리와 마음에까지 있는 사람이 좋은 음악가인 것입니다.

     

    귀로 음악을 듣고 빠르게 해석을 내릴 수 있는 재능은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타고난 재능은 훈련을 통해서만 발전될 수 있습니다. 산속에 숨어지내며 연습하는 것으로는 결코 좋은 음악가가 될 수 없습니다. 오케스트라나 앙상블, 합창단과 가까이 하면 훌륭한 음악적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어떤 음악을 좋아할지 쉽게 결정하지 마세요. 점점 나이가 들면서 비로소 이해될 수 있는 음악이 많습니다. 음악적 창조력과 영감을 가지고 있다면, 망상에만 사로잡혀 있지 말고 기록하고 정리해야만 형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우아한 음악적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다른 예술 분야와 과학, 인생의 모든 분야를 깊이 공부하세요. 삶이 없이는 예술이 존재할 수 없듯 예술 없이도 삶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도덕이나 예술은 그 법칙이 같습니다. 위대한 예술가가 된다면 나머지는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음악가의 최고 경지는 아무리 복잡한 악보를 보면서도, 듣지 않고, 그것을 이해하고 상상해내는 단계입니다. 이것은 내적인 귀를 발전시킵니다.

     

    어른들은 빨리빨리 발전하기만을 원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러한 것보다 슈만의 충고가 더 필요합니다.

     

    잘 훈련된 귀, 잘 훈련된 마음, 잘 훈련된 지식, 잘 훈련된 손 - 이 네 가지 중 한 가지라도 뒤처지거나 앞서간다면 무언가 잘못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제까지 마지막 것, 잘 훈련된 손에만 집중해왔습니다. 이것은 다른 것을 뒤처지게 만들었습니다. 잘 훈련된 지식은 어느 학교의 음악 커리큘럼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음악들의 약점은 모든 그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자, 그럼 이런 길고 지루한 공부를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주위 사람들의 칭찬? 명성?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기 위해 자신의 재능을 최고 수준까지 갈고 닦는 것이야말로 재능을 받는 사람들이 수행해야 할 책임입니다.

     

    사람이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가는 그가 사람들, 자기 민족, 나라, 세상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진정한 예술은 그것을 이루는 강렬한 힘 가운데 하나이며,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갚아주는 사람이 인류에 대한 예술가의 의무를 다하는 것입니다.

     

    완변한 음악가는 없습니다. 하지만 완벽을 목표로 계속 노력하면 그 거리를 좁힐 수 있고, 적어도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슈만의 이 말은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2010년 6월 23일 수요일

    오금이 끈적거려야 비로소 여름인 것이다.

    올해 쌀쌀한 봄 덕분에 어째 좀 시원한 여름을 맞이하나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동안 밀려있던 더위가 지금에 와서 따따블로 몰려오고 있다.

     

    이렇게 온 몸의 관절기에 땀이 차서 끈적거릴때 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음악이 있으니 "Sublime"의 노래들이다. 브래들리 노웰이 사망한지가 15년이나 지났음에도 그들의 음악은 내 기억 속에서 조금도 희미해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진짜 음악은 시대와 장소를 넘나드는 것이 아무래도 확실한 것 같다.

     

    일단 Sublime에 대해서 간략히 알아보자.

     

    라인업은

    Bradley Nowell (vocals and guitar)
    Bud Gaugh (drums and percussion)

    Eric Wilson (bass guitar)

     

     

    으로 브래드 노웰이 1996년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사망할 때까지 단 한번의 멤버교체도 없었으며, 지금까지 3장의 스튜디오 음반, 1장의 실황 음반, 5가지의 컴필레이션 음반, 3장의 EP, 하나의 박스 세트가 발표되었다.

     

    밴드의 시작에서 브래들리 노웰의 사망까지

     

    Bud Gaugh Eric Wilson이 유년기 시절부터 동네 이웃 친구로 만나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산타크루즈에 있는 캘리포니아 대학교를 그만둔 Bradley Nowell이 이들과 함께 하게 되면서 "서브라임"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후 1992년 브래들리 노웰 자신의 레이블인 Skunk Records에서 그들의 첫번째 음반인 40 Oz. to Freedom를 발표하게 된다. 이 음반에는 레게, 펑크, 서프 록, 힙합 등이 버무러져 있고, 1994년 6월에 "Date Rape"라는 곡이 록 라디오 스테이션 KROQ에서 방송을 타면서 로스 엔젤리스 전역에 이들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다.

     

    밴드는 1994-1995년까지 투어를 계속하고 "Date Rape" 의 유명세 덕에 점점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더욱 알리게 된다. 또한 브래들리 노웰의 멍멍이 Lou Dog이 늘 그들과 함께 하면서 마스코트로서 유명세를 치르게 된다.

     

    1996년 초에는 SnoCore 투어의 헤드라인을 맡게 되었고 2월에는 대형 기획사에서 나올 첫번째 셀프타이틀 앨범 "Sublime" 을 녹음하기 시작하지만 브래들리가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죽은 후 2달이 지나서야  비로소 발표가 된다. 이 음반은 빌보드 200 차트에서 최고 13위까지 올랐으며 빌보드 얼터너티브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What I got"을 포함하여 "Santeria", "Doing time", "Wrong Way", "April 29, 1992(Miami)" 등이 큰 인기를 끌며 상업적으로 1700만장이라는 판매고로 대단히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러나 밴드내에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과 같은 존재였던 브래들리 노웰의 부재로 인해 활동을 이어가지는 못한다.

     

    이 후에 홀연히 사라진 줄 알았던 서브라임은 2009년에 Rome Ramirez를 리드 싱어와 기타리스트로서 영입하여 활동을 재개한다. 그러나 "Sublim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것에 소송에 걸리면서 "Sublime with rom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게 되지만, 프레디 머큐리 없이 활동하는 퀸과 같이 기존의 "Sublime"의 팬들에게는 크게 어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럼 이제 이들의 최대 역작인 셀프 타이틀 앨범인 "Sublime"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무례하게 이들의 음악적 색깔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스카 펑크"라고 할 수 있다.

    1950년대 후반 자메이카로부터 기원된 음악으로 아메리칸 재즈와 R&B 등이 융합된 대단히 종합적인 장르이다. 보통 업템포 리듬 비트 위에 워킹 베이스가 깔리고 업스트로크로 짧게 당겨치는 기타 연주로 편곡이 되어 있는 곡들을 "스카"라고 표현하며, Sublime은 여기에 펑크 음악 등에서 즐겨 사용되는 파워코드 연주를 가미하여 보다 힘을 불어넣었다.

    1. "Garden Grove" – 4:27
    2. "What I Got" – 2:55
    3. "Wrong Way" – 2:11
    4. "Same in the End" – 2:30
    5. "April 29, 1992 (Miami)" – 3:59
    6. "Santeria" – 3:07
    7. "Seed" – 2:15
    8. "Jailhouse" – 4:58
    9. "Pawn Shop" – 6:02
    10. "Paddle Out" – 1:17
    11. "The Ballad of Johnny Butt" – 2:17
    12. "Burritos" – 3:50
    13. "Under My Voodoo" – 3:22
    14. "Get Ready" – 4:56
    15. "Caress Me Down" – 3:38
    16. "What I Got (Reprise)" – 3:07
    17. "Doin' Time" – 4:15

    사운드에 대해서 말하자면 "건조하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April 29, 1992(Miami)"의 기타 인트로처럼 이따금식 리버브가 걸리는 곡도 종종 있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악기에서 공간계 효과를 극소화하여 대단히 스트레이트하게 녹음되어있다.

     

    가장 먼저 들어봐야 할 곡은 역시 "What I got" 이다. 괜히 차트에서 1위를 한 곡이 아니다. 수도 없이 들었지만, 들을 때마다 어깨가 들썩인다. 이들도 이 곡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지 앨범의 말미에 조금은 편곡을 바꾸어서 재차 수록하였다. 기본적으로 어쿠스틱 기타, 업라이트 우드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되어 있고 중간 중간에 추임새로 오르간과 스크래치가 들어간다. 브래들리 노웰의 굵직하면서도 끈적끈적하게 한음 한음에 그루브를 실은 창법이 압권으로서 "스카 펑크"를 하는 지금의 모든 밴드들에게 그야말로 최고의 벤치마킹이 될만한 곡이다. 비록 지금까지 "스카 펑크" 음악을 아주 많이 들어본 곡은 아니지만, 이 곡처럼 상큼(?)하게 후끈한 곡도 없는 것 같다.

     

    "Gardon Grove" 역시 꼭 들어봐야한다. 앨범의 가장 첫 곡으로서 느린 템포이지만, 확실하게 비트를 찍어줌으로써 뭐랄까 아침에 막 기상해서 느리지만 무겁게 고동치는 심장소리 같다고 할까나 그 와중에 나른한 선율이 넘실거리니 마치 "What I got"를 듣기 위한 오르되브르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쿨하지 못해 미안한 아니 되게 무섭도록 찌질한 가사의 발라드 "Santeria""What I got" 만큼 유명한 곡으로 놓치면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할 곡이다. 특히 기타 키드들에게 솔로 연주는 누구나 한번쯤 절실하게 따라해보고 싶을 정도로 기분 좋고 유연한 라인을 그리며 흐른다.

     

    그 외에 일일이 나열하기 벅찰 정도로 좋은 곡으로 가득차 있다.

    구구절절하게 이들의 곡들에 대해 글자수를 늘이는 것보다 이 쯤에서 글을 줄이고 지나가다 음반 가게에서 요게 보이면 앞뒤 가리지 말고 무조건 구입하라는 말로 대신하려 한다.

     

    2010년 6월 20일 일요일

    좌우로 바디 뱅잉 해봤니?

    Kirinji - 3 (2000)

     

     

    솔직히 일본말 하나도 몰라서 가사는 물론 제목조차 읽을 줄 모르지만,

     

    듣자마자 다가오는 이 청량함 속에 새겨지는 아릿함이란...

     

    역시 음악은 만국의 공통어인가봐.

     

    억지스럽게 듣는 이를 강요하지 않고 고즈넉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것 같아.

     

    그들은 슬퍼도 내게 절대로 눈물을 보이지 않고 즐거워도 내게 절대로 목젓을 보이지 않아

     

    나도 모르게 스피커 앞에 쪼그려앉아 옅은 미소를 띄우며 오뚝이처럼 좌우로 갸우뚱 갸우뚱하고 있어.

     

    너도 한번 들어보지 않을래?

     


    Kirinji - Aliens(エイリアンズ)

     

    遙か空に旅客機 音もなく
    아득히 먼 하늘에 보잉기, 소리도 없이

    公團の屋根の上 どこへ行く

    공단의 지붕 위, 어디로 가나?

    誰かの不機嫌も 寢靜まる夜さ

    누군가의 심란함도 고요히 잠든 밤이야

    バイパスの澄んだ空氣と 僕の町

    우회도로의 투명한 공기와 나의 도시

     

    泣かないでくれ ダ-リン ほら 月明かりが

    울지 말아줘 Darling, 봐, 달빛이

    長い夜に寢つけない二人の額を撫でて

    길고 긴 밤에 잠들지 못한 두 사람의 이마를 어루만져

     

    まるで僕らはエイリアンズ

    마치 우리들은 에일리언즈

    禁斷の實 ほおばっては 月の裏を夢みて

    금단의 열매를 한입 베어물고 달의 뒷면을 꿈꾸는

    キミが好きだよ エイリアン

    네가 좋아 에일리언

    この星のこの僻地で

    이 별의 이 구석진 곳에서

    魔法をかけてみせるさ いいかい

    마법을 걸어 보이겠어, 괜찮지?

     

    どこかで不揃いな 遠吠え

    어디선가 들려오는 어울리지 않는 개 짖는 소리

    仮面のようなスポ-ツカ-が 火を吐いた

    가면같은 스포츠카가 불을 내뿜었어

     

    笑っておくれ ダ-リン ほら 素晴らしい夜に

    부디 웃어줘 Darling, 봐, 이렇게 근사한 밤에

    僕の短所をジョ-クにしても眉をひそめないで

    나의 단점에 농담으로라도 눈살을 찌푸리지 말아줘

     

    そうさ僕らはエイリアンズ

    그래, 우리들은 에일리언즈

    街灯に沿って步けば ごらん 新世界のようさ

    가로등을 따라 걸으니, 봐, 마치 신세계 같아

    キミが好きだよ エイリアン

    네가 좋아 에일리언

    無いものねだりもキスで 魔法のように解けるさ いつか

    말도 안되는 투정도 언젠가는 마법처럼 풀어지겠지

     

    踊ろうよ さぁ ダ-リン ラストダンスを

    춤춰요, 자- Darling, 라스트 댄스를

    暗いニュ-スが日の出とともに町に降る前に

    우울한 뉴스가 일출과 함께 도시에 내리기 전에

     

    まるで僕らはエイリアンズ

    마치 우리들은 에일리언즈

    禁斷の實 ほおばっては 月の裏を夢みて

    금단의 열매를 한입 베어물고 달의 뒷면을 꿈꾸는

    キミを愛してる エイリアン

    너를 사랑해 에일리언

    この星の僻地の僕らに

    이 별이 이 외진 곳에 있는 우리들에게

    魔法をかけてみせるさ

    마법을 걸어 보이겠어

    大好さエイリアン わかるかい

    너무 좋아해 에일리언, 알겠어?

     

    달콤함이 지나치면 마음이 쓰라려온다.

     

    지금 시각은 새벽 2시 13분

     

    여기가 어딘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무심코 걸으면서 내 귀로 흘러오는 이 노래

     

    아이팟을 확인해보니 한 때 아꼈던 이 노래

     

     

    제목은 "Sweet Song" 이라는데 왜 이리 쌉싸름한지 모르겠어

     

    새벽이라 그런가? 저 멀리 뿌연 안개가 내 눈을 좀 적시고 있어

     

     

    Blur - Sweet Song

     

    What am I to do
    Someone here is really not happy
    Put myself on a line
    It seems I never got through to you
    So I wean myself off slowly
     
    내가 해야하는 어떤 것...

    여기 누군가는 진정 행복하지 않아

    스스로를 어떤 선 위에 세워두고
    난 너에게서 벗어날 수 없나봐

    그래서 천천히 내 스스로에게서 벗어나려해

     

    I'm a darkened soul
    My streets all pop music and gold
    Our lives are on TV
    You switch off and try to sleep
    People get so lonely
     
    어두워진 나의 영혼
    나의 거리에는 온통 팝 뮤직과 황금
    TV 안 우리들의 삶

    너가 TV를 끄고 잠을 자려고 하면
    사람들은 더욱 외로워져

     

    I believe I believe I believe
    Everything's out to sea
    I believe I believe I believe I believe
    That is the way it should be
    I hope you feel the same
     
    난 믿어 난 믿어 난 믿어

    바다 너머에 있는 그 모든 것을
    난 믿어 난 믿어 난 믿어

    즉 그렇게 되어야 했어
    너도 나와 함께 느끼길 바라

     

    Everyone is dying
    Stop crying now here comes the sun
    I didn't mean to hurt you no no no
    It takes time to see what you have done
    So I wean myself off slowly
     
    모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
    여기 해가 뜨고 있으니 당장 울음을 멈추렴
    난 너를 다치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야
    너가 무엇을 했는지를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려

    그래서 천천히 내 스스로 잊으려해

     

    I believe I believe I believe
    Love is the only one
    I deceive I deceive I deceive I deceive
    Cos' I'm not that strong
    Hope you feel the same
     
    난 믿어 난 믿어 난 믿어

    사랑은 유일하다는것
    난 거짓말을 하고 있어
    왜냐하면 난 강하지 않기 때문이야
    너도 나와 함께 느끼길 바라

     

    And now it seems that we're falling apart
    But I hope I see the good in you come back again
    I just believed in you
     
    그리고 이제는 헤어져야 할 것 같아

    하지만 너가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

    나는 단지 너를 믿으니깐

    2010년 6월 19일 토요일

    거짓말을 하려면 이 정도는 해줘야 욕을 덜 먹는다.

     

    Gorillaz의 신보 "Plastic Beach"

     

    따끈따끈한 음반을 한장 구입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발표된 그들의 세번째 정규 음반이다.

    기존의 고릴라즈 음반에 비해 프로그래밍의 비중을 높여서 뼈속까지 아날로그파인 나에게는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못한 상황이지만, 여튼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인만큼 최소한의 예의 표시는 해야겠다.

     

    먼저 "Gorillaz"라는 밴드에 대해 간략히 주절거려보자.

    Gorillaz 는 1998년 블러의 리더인 데이먼 알반탱크 걸이라는 코믹북의 작가인 카투니스트 제이미 휴렛에 의해 탄생한 가상의 밴드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잠깐 나왔다가 빛의 속도로 잊혀진 가상의 가수 "아담"과 같은 콘셉트라고 보면 된다.

     

    이 가상의 밴드는 2D, 머독, 누들, 러셀 등 4명의 캐릭터로 이루어져 있고,

    각 멤버에 대해 신기하게도 위키피디아 사전에 꽤나 깊고 자세한 설명으로 모두 등재가 되어 있다.

    구라도 진지하게 쳐버리면, 참으로 무시하기 힘든 법이다.

     

     

    일단 이번에 나온 정규 세번째 음반인 "Plastic Beach" 이전까지의 행보는 기네스 북에 기록이 될 정도로 유례없는 크나큰 성공을 이루어 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집 "Golliaz" http://en.wikipedia.org/wiki/Gorillaz_(album)

    2집 "Demon Days" http://en.wikipedia.org/wiki/Demon_Days

     

     

    간단히 이들의 음악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이몽룡과 줄리엣, 카사노바의 삼자대면" 이랄까?

    기존에 도무지 함께 하기 힘들었던 '장르'라는 카테고리에 갇힌 무수한 음악들이 자신의 영역을 타파하고 '고릴라즈'라는 이름 아래에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음악이 가능한 이유는 음악의 모든 키를 쥐고 있는 데이먼 알반의 오지랖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1995년에 발표된 블러의 "The Great Escape"까지 누구보다 영국적인 음악만 해왔던 그였지만, 같은 시기에 오아시스가 발표한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에게 깔끔하게 털려버린 이후에 스스로 구축했던 브릿팝이라는 음악의 경계를 허물고 다른 나라의 음악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되면서 그의 행보는 이전과 180도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행보는 스스로 음악적으로 큰 성장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며, 상업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지금까지 이어오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오히려 지금은 개점휴업을 선포해버린 오아시스와 비교하자면, 그 전세가 결국 역전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고릴라즈는 당연히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이기도 하지만, 제이미 휴렛에 의해 만들어진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이어지는 일련의 스토리가 이들 버추얼 카툰 밴드의 치명적 매력으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이며, 그것 자체로서 예술의 가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음악적인 부분만을 다루기로 한다.

     

    기존에 가장 먼저 발표된 셀프 타이틀 앨범인 "Gorillaz"는 드럼 & 베이스에 뿌리를 두고 힙합의 리듬과 브릿팝의 멜로디가 로우파이한 사운드의 배경 위에 그려지면서 음흉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아기자기한 매력을 자아내며 많은 팬들의 이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4년 후 2005년에 발표한 "Demon Days"는 그러한 분위기를 그대로 답습하면서도 모든 면에서 발전된 모습으로 전세계적으로 전작을 훨씬 뛰어 넘는 성공을 이루어낸다.

     

    그 이후, 고릴라즈는 무수한 루머 속에서 사실상 '해체가 아닌가.'라는 분위기에 휩싸이며 사람들 기억 속에서 조금씩 잊혀진다. 고릴라즈의 비활동 기간동안 음악을 만드는 데이먼 알반이 다른 사이드 밴드를 만들어 지속적인 활동을 했고 마더쉽인 블러가 헤어졌던 그레이험과 다시 만나게 되면서 고릴라즈의 해체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되었다.

     

    하지만, 쥐도 새도 모르게 그들의 새로운 음반이 우리 앞에 나타났으니 이제부터 이번에 발표된 "Plastic Beach"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번에 발표된 "Plastic Beach" 는 기존의 셀프타이틀 "Gorillaz""Demon Days"와는 그 노선이 사뭇 다르다.

     

    전작의 음악을 구조적으로 살펴볼 때 리듬과 멜로디의 비중을 60:40 정도라고 가정하면, 이번에는 리듬과 멜로디의 비중이 40:60 정도로 리듬보다는 멜로디에 비중을 더하고 있다. 힘합적인 요소를 상대적으로 줄인 대신 과감하게 멜로디의 경계를 넓여서 조금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사운드에 있어서 기존에는 로우파이한 드럼 & 베이스 사운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면, 이번에는 보다 세련되고 깔끔한 사운드를 통해 리듬을 구현하고 있다. 하지만 전작에 비해 인스턴트 냄새가 많이 나는 바람에 인위적이고 조금은 거북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으며 기타의 편성보다 신디사이저의 편성을 지나치게 비약적으로 늘리면서 그러한 느낌을 배가시키고 있다. 아.. 빌어먹을 인스턴트 스멜~~

     

    또한, 멜로디에 있어서도 좀 더 다양한 뉘앙스의 선율을 적용하였지만, 이로 인해 고릴라즈 특유의 어둡고 음흉한 분위기가 희미해지고, 결국 키치(Kitch)한 부분만 남아 기존에 내놓은 고릴라즈 음반 중에 가장 깊이가 얕고 무게감이 덜한 음반이 되버린 것 같다.

     

    처음 고릴라즈를 접한 이에게는 가장 쉽게 들릴만한 스위티한 작품일 수는 있겠지만, 기존의 팬들에게는 글쎄 그냥 쉬었다가는 음반이랄까. 임팩트가 부족하고 밍밍하고 재미없는 그냥 그런 음반이 될 수 있겠다.

     

    더구나 "On Melancholy Hill"에서의 참을 수 없는 말랑함은 어쩌란 말인가... 블러 시절에도 이 정도로 말랑한 음악은 하지 않았던 같은데 고릴라즈 음반에서 이런 노래를 듣게 되어 당황스럽다.

     

    솔직히 "이거다."라고 추천하고픈 곡이 한 곡도 없다..

     

    01. Orchestral Intro (Feat. sinfonia ViVA)
    02. Welcome To The World of The Plastic Beach (Feat. Snoop Dogg and Hypnotic Brass Ensemble)
    03. White Flag (Feat. Bashy, Kano and The National Orchestra For Arabic Music)
    04. Rhinestone Eyes
    05. Stylo (Feat. Mos Def and Bobby Womack)
    06. Superfast Jellyfish (Feat. Gruff Rhys and De La Soul)
    07. Empire Ants (Feat. Little Dragon)
    08. Glitter Freeze (Feat. Mark E Smith)
    09. Some Kind of Nature (Feat. Lou Reed)
    10. On Melancholy Hill
    11. Broken
    12. Sweepstakes (Feat. Mos Def and Hypnotic Brass Ensemble)
    13. Plastic Beach (Feat. Mick Jones and Paul Simonon)
    14. To Binge (Feat. Little Dragon)
    15. Cloud of Unknowing (Feat. Bobby Womack and sinfonia ViVA)
    16. Pirate Jet

    2010년 6월 18일 금요일

    가끔 더럽게 우울한 것도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다.

    Pink Floyd "Animals"

     

     

    총 5곡이 수록이 되어 있고, 각 제목에는 3종류의 동물들이 위치해있다.

     

    1. Pigs on the Wing 1

    2. Dogs

    3. Pigs

    4. Sheep

    5. Pigs on the Wing 2

     

    날고 있는 돼지 1, 그리고 개, 그리고 돼지, 그리고 양 그리고 날고 있는 돼지 2... 슬쩍 봐도 뭔가 흉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앨범 아트워크를 본 순간 다시 한번 그러한 분위기를 확신할 수 있다.

     

    "Animals"는 앨범 커버처럼 공업 및 산업의 급속한 발달을 등에 업고 사회적으로 절대적 위치에 오른 돼지(정치가), 그리고 중간 계층에서 양에게서 착취를 하고 날개가 달린 돼지에게 착취를 당하는 개(기업가), 그리고 개에게 하염없이 쫓기며 항상 불안감에 사로잡힌 양(평민)들의 이야기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인간 모델을 동물에 비유하여 자비나 용서, 양보, 화해 따위는 전혀 없이 시종일관 서늘한 분위기와 냉소적인 자세로 현대 사회를 꼬집어 내고 있다.

     

    전반적인 사운드는 "Dark side of The Moon"과 "The Wall"이라는 대작 사이에서 만들어진 앨범이라기에는 상당히 미니멀한 구성으로 꾸려져 있고 위의 두 대작과는 다르게 싱글 커트로서 대중들에게 쉽게 어필할 만한 곡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음반 판매면에서도 비교적 재미를 보지는 못했던 음반이지만, 그 어떤 핑크 플로이드의 음반보다 일관적이면서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앨범이기 때문에 반드시 일청해야만 할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1977년에 발표된 이 음반은 "Dark side of the moon" 이후 팀의 주도권이 로저 워터스에게 넘어간 이후에 만들어진 두번째 음반으로 거의 모든 작곡과, 작사를 도맡아하였으며, 런던 중부 이즐링턴에 있는 'Britannia Row'라는 핑크 플로이드의 새로운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두번째 음반이기도 하다. (첫번째 음반은 "Wish you were here")

     

    핑크 플로이드 경우 늘 앨범 아트가 큰 화제거리가 되고는 하는데 원래 늘 실체를 앞세워 아트커버를 만드는 힙그노시스도 "Animals" 경우는 어쩔 수 없이 공장 굴뚝 사이에 하늘을 날고 있는 돼지를 합성을 통해 표현을 하였다.

     

     

    Sheep

     

    내가 "Animals"에서 가장 먼저 듣게 된 곡이자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잔잔한 건반 연주와 프로그램밍된 양의 울음소리로부터 시작하여 로저 워터스의 베이스 연주와 함께 서서히 긴장감이 고조된다. 1절과 2절 첫 두문장의 마지막 단어의 음절 발음과 신서사이저가 교차점을 찾으면서 미묘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터져주는 부분이 참으로 압권으로 "Animals" 음반에서 가장 긴장감 넘치고 멋진 구성을 자랑하고 있다.

     

    Guitars

    Telecaster, bridge pickup
    - rhythm (played by Waters); Colorsound heavy boost
    - fill-ins/fadeout; Colorsound heavy boost through a Yamaha rotating speaker
    - mid-sections; clean signal with delay

    Amps and speakers

    Hiwatt DR103 All Purpose 100W heads
    - with Mullard 4xEL34’s power tubes and 4xECC83’s pre-amp tubes.
    WEM Super Starfinder 200 cabinets
    - with 4×12” Fane Crescendo speakers.
    Yamaha RA-200 revolving speaker cabinet

     

    1. 

    Harmlessly passing your time in the grassland away

    너는 초원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지

    Only dimly aware of a certain unease in the air.

    공기 속에 희미하게 뭔가 불안함만이 느낄 수 있지
    You better watch out,

    너는 보다 주시하는 게 좋을 거야
    there may be dogs about.

    개들이 근처에 있을 수도 있어
    I've looked over Jordan, and I have seen

    나는 요르단 강을 바라보았고
    things are not what they seem.
    세상 일은 겉보기와는 다른게 많아.(라고 무시를 한다.)

     

    2.

    What do you get for pretending the danger's not real.

    너가 위험한 것을 그렇지 않다고 허세부린다고 얻는 게 무엇인가..
    Meek and obedient you follow the leader down well trodden corridors, into the valley of steel.

    온순하고 순종하는 너희들은 복도를 따라 내려가 리더와 함께 강철로된 계곡으로 향하게 된다.
    What a surprise!

    아.. 놀라워라..
    A look of terminal shock in your eyes.

    너의 눈 앞에 펼쳐진 말단의 충격적인 모습
    Now things are really what they seem.

    겉으로 보였던 것들이 결국 실제였던거야..
    No, this is no bad dream.
    아니야.. 이건 나쁜 꿈이 아니야..

    (1절과 2절은 서로 대칭되는 내용으로 1절에서는 양들이 개들을 어렴풋이 보이지만, 그것은 사실 가짜라고 단정짓지만, 2절에서 어렴풋이 보였던 그러한 모든 것들이 사실로 밝혀지며 좌절을 하게 된다.)

     

    THE LORD IS MY SHEPHERD, I SHALL NOT WANT.
    HE MAKES ME DOWN TO LIE THROUGH PASTURES GREEN,
    HE LEADETH ME THE SILENT WATERS BY.
    WITH BRIGHT KNIVES HE RELEASES MY SOUL.
    HE MAKETH ME TO HANG ON HOOKS IN HIGH PLACES.
    HE CONVERTETH ME TO LAMB CUTLETS,
    FOR LO, HE HATH GREAT POWER AND GREAT HUNGER.
    WHEN COMETH THE DAY WE LOWLY ONES,
    THROUGH QUIET REFLECTION, AND GREAT DEDICATION,
    MASTER THE ART OF KARATE,
    LO, WE SHALL RISE UP,
    AND THEN WE'LL MAKE THE BUGGER'S EYES WATER.
    (이펙팅이 심하게 걸려서 잘 들리지도 않는데 굳이 해석할 필요는 없을 듯 )

     

    Bleating and babbling I fell on his neck with a scream.

    양들의 울음 속에서 나는 비명과 함께 그의 목을 꺽었다.
    Wave upon wave of demented avengers

    제정신을 잃은 미친 복수자들이 파도와 같이 몰려온다.
    march cheerfully out of obscurity into the dream.
    꿈 속에서 어둠이 걷히고 기운찬 행진이 시작된다.

     

    Have you heard the news?

    그 소식 들었니?
    The dogs are dead!

    그 개들이 죽었대!!
    You better stay home and do as you're told.

    너는 집에 머물러 있는게 낫겠다. 그리고 너가 저번에 말했던 대로 해라
    Get out of the road if you want to grow old.

    만약 너가 성장하려면 그 길에서 나가야 해.
     

     

    2010년 4월 9일 금요일

    라벨의 피아노 모음곡

     

     

    작년 이맘때 부득이하게 구입하게 된 음반인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은근히 스산한 봄의 밤 하늘 바로 그 자체로 다가온다.

     

    자세한 느낌은 나중에...

    2010년 3월 21일 일요일

    제프 벡 (Jeff Beck) 내한공연 <서울 올림픽 홀에서>

     

    "반드시 봐야만 했던 공연이었으며, 설사 못 봤더라도 본 척이라도 해야만 했던 공연이었다."

     

     

    마음을 좀 더 가라앉히고 글을 써보려 했지만,

    오히려 감동의 여운은 점점 부풀어 마치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

     

    그야말로 'Ubermensch' 즉 초인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공연이었다.

    일렉트릭 기타가 표현할 수 있는 극한을 보여주었으며,

     

    제프 벡이라면 기타로 오토바이도 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연주에 대해서 딱히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

    인간의 언어로는 미처 표현할 수 없을 상상의 굴레를 벗어나는 연주를 하였다.

     

    무수하게 들어봤고, 무수하게 동영상을 통해 보아온 연주였지만, 실제 내 눈 앞에서 표현된 프레이즈들은 전혀 다른 터치로 음이 재창조되어 듣는 이로 하여금 입에서 탄성조차 튀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인 연주를 펼쳤다. (뒤의 아저씨는 '허..허..'라는 어이 없는 웃음을 짓더라..)

     

    3대 기타리스트라고 불리우는 에릭 클랩튼과 지미 페이지가 어제 공연장에 함께 있었다면 그들 역시 부끄럽고도 분한 마음에 집에 돌아가 밤새도록 크로매틱을 했었을 것 같다.

     

    앞으로 다른 일렉트릭 기타 연주는 안 들어도 될 것 같다.

    어제의 공연 부틀렉이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어서 다시 듣고 싶다.

     

    그의 나이 67세...

    여전히 무대에서 불꽃같은 연주로 청중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그 남자가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부와 명예, 모든 걸 거머주었음에도 만족하지 않고, 거침없이 앞만 보고 달려 가는 그가 너무나 존경스럽다.

     

    실로 오랜만에 내 가슴을 흔드는 연주를 보아서 너무나 행복하고,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어떤 것에 대한 나의 태도에 있어서 어제 제프의 연주는 분명 많은 영향을 줄 것 같다.

     

     

    "아.. 시파.. 벌써 너무나 그립다..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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